장애인지역공동체 부설 질라라비장애인야간학교는 지난 8월 15일부터 17일까지 경남 양산시 배냇골로 2박 3일 간의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질라라비장애인야학은 대구 최초 장애인야학이자 학교형태의 장애인평생교육시설로서 재학생과 교사가 함께 떠나는 수학여행은 올해로 13번째다.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워 타지로 여행이 쉽지 않은 야학 학생들에게 수학여행은 기다려지는 행사다.
야학 졸업생인 박명애 질라라비장애인야학 교장은 “산간학교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질라라비 수학여행이 올해로 13번째를 맞았다. 이동이 불편해서 여행이 쉽지 않은 학생들에게 수학여행은 학교 행사 가운데 가장 기다려지는 행사”라며 “수학여행은 언제나 설렌다”고 말했다.
공식 학사일정이지만 학기 중이 아닌 여름방학에 진행한 수학여행에는 재학생 20여 명과 자원봉사자를 포함한 교사 30여 명이 참가했다. 이동을 위해 45인승 전세버스와 학교 차량 두 대를 이용했고, 휠체어를 실은 화물차가 따라 붙었다.
야학의 실무를 맡은 곽영택 교사는 “야학 교사들은 학생의 활동보조도 해야 하고 행사도 진행해야 한다. 교사 가운데 대학생들이 많아서 방학이 아니면 수학여행을 진행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수학여행은 야학의 가장 기다려지는 일정인 동시에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대학생 교사들은 학생을 업어 버스에 태우고, 무거운 전동휠체어를 화물차에 싣는 등 힘든 일을 마다치 않았다.
질라라비야학 수학여행의 특징은 모든 일정에 학생과 교사가 함께한다는 점이다. 첫날은 실내에서 조별대항전으로 약식 보치아 대회, 변형 볼링, 윷놀이와 퀴즈대회가 열렸다.
이튿날은 수영장에서 물놀이로 한나절을 보내고, 저녁에는 바비큐 파티와 불꽃놀이로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이동준비에 반나절을 쓰다 보니 이틀의 시간도 학생에게는 짧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한해를 손꼽아 기다린 만큼, 참가자들은 2박 3일의 여정을 행복한 순간으로 가슴에 담았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