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고용허가제가 시행 9주년을 맞이했지만,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노동3권은 제자리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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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고용허가제 반대를 외치고 있다 | | |
고용허가제는 산업연수생신분으로 입국한 이주노동자가 저임금·장시간 노동을 하면서도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해 인권이 유린당하는 상황이 드러나자, 2004년 8월 14일 정부가 외국인의 비전문취업 노동비자를 허가하며 만들어진 제도였다. 하지만 이주노동자에게 사업장 이전을 제한하는 등 고용주를 위한 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 주최로 18일 오후 3시 대구 2.28기념공원 앞에서 열린 ‘고용허가제 시행 9년 규탄 대구경북 이주노동자 결의대회’에 참석한 150여 명은 고용허가제 폐지와 이주노동자 노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결의대회는 고용허가제에 대한 상식을 다루는 OX퀴즈대회로 문을 열었다. 고용허가제 맺힌 한이 많았던 탓인지 참가자들은 열띤 경합을 펼쳤고, 최종 우승자는 고용허가제 적용 당사자인 네팔 이주노동자가 되었다.
임복남 대구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문제를 듣다 보면 알다시피, 고용허가제는 사업주가 허락하면 할 수 있다, 없다가 대부분”이라며 “고용허가제에서 노동자의 권리는 고용주에 따라 좌지우지된다”고 고용허가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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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축산업 비자로 입국한 네팔 이주노동자가 자신의 경험을 직접 그려 설명하고 있다. | | |
여러 장의 그림을 들고 나온 한 네팔 이주노동자는 “한국에 기대를 품고 들어왔다. 사장님도 좋은 차를 타고 있기 때문에 좋은 회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축사를 처음 봤을 때 조금 실망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마스크도 없이 힘들게 일했다. 냄새가 너무 심해서 마스크를 달라고 하니까 마스크 쓰지 말라고 했다”며 농축산업 비자로 입국한 자신의 경험을 그림으로 설명했다.
농축산·어업 분야 비자로 들어온 이주노동자는 제조업과는 달리 업무가 일정하지 않아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해 사업주의 부당한 대우나 폭력에 노출되기 쉽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또한, 업무 특성상 상시적으로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아 계절마다 실업이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다른 대책 없이 농축산·어업 분야 비자에도 사업장 변경 횟수제한을 적용하고 있어 농축산·어업비자로 입국한 많은 이주노동자가 미등록체류자의 삶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날 결의대회는 대학생들의 몸짓 공연과 이주노동자 밴드의 노래 공연으로 어우러졌으며, ‘강제추방’, ‘고용허가제’라고 적힌 팻말에 물풍선을 던지는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공평네거리를 거쳐 동성로 대구백화점까지 거리행진을 하며 시민들에게 고용허가제의 문제점을 알려내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