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육청이 돌봄강사의 무기계약 전환을 회피하기 위해 근무시간을 일방적으로 줄이는 운영계획을 발표하고 외주화를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칠곡 모 초등학교에서 돌봄강사로 6년째 근무 중인 A씨는 지난 2월 12일 밤 10시에 경북교육청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경북교육청은 A씨에게 조건을 바꿔 다시 계약해야 한다고 통보했고, 영문을 모른 A씨는 다음날 13일 바뀐 내용에 사인했다. 바뀐 내용은 주당 25시간이었던 근무시간을 15시간 미만으로 축약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A씨는 “월급이 줄어든 건 아니지만 이제 단시간 근로자가 되어 무기계약직 전환이 어렵게 됐다”며 불안함을 호소했다.
경북교육청이 지난 2월 발표한 ‘2013학년도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 운영계획’에는 돌봄강사의 근무시간 축소에 관한 내용이 명시돼 있다. 기존 정규수업종료 이후 18시까지 진행됐던 오후 돌봄교실을, 15시 30분까지는 교사 또는 방과후강사 담당 하에 특기적성 교육을 받게 하고 15시 30분부터 18시까지만 돌봄 교실을 운영하는 방법으로 바꾼 것. 이에 따라 주당 15시간 미만 근로로 초단시간근로자에 속하게 되는 돌봄강사는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작년 8월부터 ▲돌봄강사 근무조건 실태조사 ▲초등돌봄강사 500여명 집단해고에 국가인권위 긴급구제신청 ▲외주화 반대 등을 진행해 온 공공운수노조 전회련 경북지부는 5일 오후 3시 30분 경북교육청 앞에서 ‘경북 초등돌봄강사 초단시간 계약, 외주화 철회! 노동기본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교육청을 비판했다.
김용식 민주노총 경북본부 집행위원장은 “대구지역 초등학교는 주 30시간 이상 돌봄교실을 운영한다”며 “경북은 돌봄강사를 초단시간으로 내모는 데 그치지 않고 외주화를 통해 다시 불안정고용에 내몬다”고 지적했다.
김형계 성주지역돌봄방과후학교외주화반대대책위원회 집행위원은 “시골에서는 돌봄교실 덕분에 부모가 농사지을 시간이 생겨 요긴하다. 경북교육청의 작태는 주민입장에서 묵과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공공기관 상시지속업무에 대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박근혜정부의 방침은 지켜지지 않고 오히려 학교가 기업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진병순 경북교육청 장학사는 “돌봄강사를 적게 쓰려는 게 아니라 특기적성교육을 새로 편성한 것”이라 해명했다. 진 장학사는 “교육청의 교육 방침이 1인 1특기를 가지는 것”이라며 “고용문제보다 교육문제가 우선되는 것이 교육감의 교육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돌봄강사 외주화에 대해서 진 장학사는 “머릿속 구상일 뿐 어떤 것도 확정된 것은 없지만 교육의 질을 높이고 정교사의 업무를 경감시키기 위해 외주화를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외주화가 고용불안을 야기시키는 것 아니질문에 진 장학사는 “기존 강사가 동의하지 않으면 외주화는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