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주>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과는 매우 다른 일이다. 세계가 가진 상(像) 위에 나의 상(想)을 얹어서 내어 놓는다. 이는 왜곡이고 변형이나 또 다른 형태의 사실이기도 하다. 사진은 생각하는 사실이다. 곰은 곰곰이 생각하고 본다. 이야기를 읽는다.
그는 과거를 아름답게, 보기에 좋게 꾸미느라 항상 머리가 아프다.
가는 곳마다 뚝뚝 묻어나는 날것의 기억들이 등줄기를 타고 사정없이 찍어 올라오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렇지만 남자는 자신이 유난히 고통 받는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남들보다 섬세하고 감성적이기 때문이라 변명한다.
불쾌함을 견디는 법을 모르는 그는 그런 상황이 올 때면 과거를 만지작거린다.
과거를 들어 올려서 이리저리 돌려가며 아픈 곳이 튀어나올 수 없도록 꼭꼭 뭉치고는 있던 자리에 대충 도로 던져놓는다. 그런 모습이 그에게는 썩 예뻐 보인다. 만족스럽다.
- 이걸로 나는 용서받았어.
그에게 남아있던 추억들이 마지막 한순간의 거짓으로 그렇게 망가져 갔다.
남자는 지난 관계를 망쳐버린 것이 자신의 그러한 태도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결국 이렇게 남아있는 흔적들에게도 그녀에게 한 것과 똑같은 폭력을 행하고야 만다.
망쳐버린 건 그 자신이지만
어찌 되었든, 남자가 후회하게 되는 일은 없으리라.
김태홍
20대 후반.
경북대학교 학생
생긴것도 곰. 식성도 곰. 덩치도 곰. 그래서 아직도 곰
pentax mx, fed micron
필름은 기분 내키는 대로
자가현상은 무리
재밌는게 좋아요. 즐겁게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