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선거개입을 규탄하는 시민들의 자발적 행동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28일 전국 각지에서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이날 대구에서도 ‘대구시민 시국대회’가 열렸다.
민주당,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 녹색당 대구시당을 포함한 29개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시민 400여명은 이날 오후 7시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국정원의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대구시민 시국대회’를 열고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대구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대구목정평) 오신택 목사는 “왜 우리가 대구 동성로 한 복판 길바닥에 나오게 되었습니까.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짓밟는 불의한 세력들에 시민들이 항거하기 위해 나왔다”며 “국정원 책임자 처벌과 진상조사는 민주주의의 시작이다. 날짜도 세기 어려운 노동자들의 투쟁과 밀양 할머니들의 송전탑 반대 투쟁 등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연대가 더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대구목정평 목사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대구목정평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의 신앙과 양심으로 작금의 한국 정치 현실을 보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국정원장이 직접 나서서 직원들에게 종북 좌파가 지원하는 후보를 저지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은 국기문란 행위이며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헌정유린”이라고 비판했다.
대구목정평은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바로 세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땅에 참 민주주의가 실현될 때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며 민주시민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의락 의원(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은 검찰이 기소한 사건인 만큼 공당이 책임져야 한다. 그럼에도 서상기 의원(대구 북구을)은 전쟁, 냉전을 부추기며 앞장서고 있다”며 새누리당의 태도를 비판하며 “다음 선거에서는 그를 반드시 (의원직에서)내려 앉히겠다”고 말했다.
정당과 시민단체 소속 회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한 시국대회는 시간이 지나면서 고등학생, 대학생, 시민들의 참가가 늘어나기 시작하며 4백여명에 육박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촛불이 한일극장 앞을 수놓았고,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대학생 신동민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당시 발언과 새누리당의 논평 등을 인용해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조목조목 비판해 참가자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다.
신동민씨는 “산업화를 이뤄내고, 민주화를 이뤄낸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들었다. 그런 국민을 국정원이 능욕했다”며 “이 불신을 어떻게 개혁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상설특검을 통해 국정원을 개혁해 위기의 시대, 불신의 시대를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고등학생의 발언이 연이어지자 참가자들은 2008년 촛불집회를 떠올린 듯 큰 박수를 보냈다.
경상고등학교 3학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심동현씨는 “앞서 국정원 비판은 했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민생에 어떤 짓을 했는지 말하겠다. 제가 다니는 학교는 재단의 이사장이 52년째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교장을 독점하고 있다. 또, 서상기 의원을 명예교사로 위촉한 학교”라고 꼬집으면서 “새누리당이 독점한 대한민국은 자본과 권력 앞에 맥을 못 춘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조중동은 월간 삼성, 월간 청와대라고 불러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1일 회의를 열고 시국대회 이후의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리고 7월 6일(토) 오후 6시 한일극장 앞에서 두 번째 시국대회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