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본부가 26일 오전 11시 30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노조사무실을 강제 철거해 물의를 빚은 대구시립 시지노인전문병원에 대해 대구시와 노동청이 문제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조 사무실 강제철거 사건은 지난달 5월 23일 새벽 5시께 일어났다. 병원은 치매거점병원 지정에 따른 치매관리예방센터 공사로 전 노조사무실이 있던 공간을 이전해야 한다고 노조에 알렸다. 노조는 조합원 출입이 용이한 대체 공간을 요구했으나, 병원은 노조 사무실 철거 후 지하주차장 귀퉁이에 자리한 공간 외에는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공간은 10여년 동안 의료폐기물 창고로 쓰인 2평 남짓한 공간이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철거에 대한 공식사과와 대체 공간 마련을 요구했으나, 돌아온 것은 노조원에 대한 징계였다. 병원은 이남희 보건의료노조 시지노인병원지부장, 백범기 보건의료노조 대경본부장을 포함한 6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평조합원 3명은 징계위원회에 참석해 견책 징계를 당했고, 이남희 지부장과 부지부장, 백범기 본부장은 징계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며 참석을 거부했다.
노조 사무실 강제 철거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병원은 대체 공간 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다. 노조는 병원의 일방적인 노조 사무실 철거가 부당노동행위라며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근로감독을 요청했다. 근로감독관이 한 차례 다녀가긴 했으나 특별한 지시사항은 없었다. 보건의료노조는 병원 운영을 위탁한 대구시에도 관리감독을 요청한 상태다.
이남희 지부장은 “임시 대체 공간으로 이동한지 한 달이 지났다. 병원은 면담 일정과 교섭 일정을 잡았다가도 일방적으로 취소하기 일쑤”라며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병원의 태도에 대구시와 노동청이 중재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범기 본부장은 “이전한 노조 사무실이 병원문 밖인데다가 주차장을 지나서 들어가야 한다. 조합원들이 찾기도 어렵다. 이는 노조를 꼴 보기 싫다며 쫓아내는 행위”라며 병원을 비판했고, 기자회견 참석을 이유로 징계위에 회부한 것에 대해서도 “조합원을 괴롭히는 행동이다. 징계위에 참석을 끝까지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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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남희 보건의료노조 시지노인병원지부장이 노조 사무실 강제 철거에 항의하며 풍선 터트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 |
기자회견문에서 노조는 “관할 관청인 대구시는 지난해에도 파업 장기화 사태를 방치하더니, 이번엔 대구시에서 검토하고 승인한 사업에 의해 노동조합 사무실이 강제 철거되었는데도 나 몰라라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대구시와 노동청의 암묵적인 방조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사태 해결에 즉각 나설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시지노인병원은 2002년 운경재단이 대구시로부터 민간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6억원에 달하는 임금 체불로 노사가 극심한 갈등을 빚으며 노조는 107일 간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