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2시 20분, 금속노조 대구지부는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통상임금 산정지침 수정! 노조파괴사업주 구속 촉구!’ 노동청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사법부 판결에도 불구하고 통상임금 산정지침 수정과 노조파괴사업주에 대한 제재에 소극적인 노동청을 규탄했다.
통상임금은 회사가 노동자에게 정기․일률적으로 지급하는 주급, 월급 등의 임금을 말한다. 그간 사용자 측은 관행적으로 상여금, 식비 등을 이유로 통상임금을 축소하고 노동시간을 늘려 초과이윤을 챙겨왔다. 노동계는 이에 반발해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하며 부당하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해 왔다.
지난해 3월, 대법원은 ㈜금아리무진 노동자들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해야 한다고 판결했고, 한국GM노동자들 또한 2심까지 진행된 통상임금 소송에서 ‘정기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노동부는 사법부 판결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통상임금에 대한 행정지침을 수정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방미 일정 중 대니얼 애커슨 GM회장이 “통상임금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주면 8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하자, “GM만의 문제는 아니”라며 “최대한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답해 논란을 빚었다.
“박근혜 대통령, GM회장 한마디에 자국 노동자권리 팔아”
산도고경, 상신브레이크, AVO카본코리아 통상임금 소송 진행
윤종화 금속노조 대구지부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GM회장 말 한마디에 노동자의 권리를 팔아먹는 말을 하고 돌아왔다”며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GM회장 말 한마디에 노동자의 권리를 저버리는 이 정부가 노동자를 어떻게 보는지는 자명하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윤종화 지부장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데 38조원이 든다고 한다”며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동안 이 많은 돈을 떼먹었다는 의미이고, 앞으로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고용부가 이런 기업의 편을 들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것은 저임금을 탈피하는데도 필요하지만 노동현장에 만연한 장시간 노동을 바꾸는데도 필요한 일”이라며 “대법 판결대로 행정지침을 바꿔야 노동청이 노동자를 위한 노동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부터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 중인 노윤조 금속노조 산도고경지회장은 “지금까지 네 차례 공판을 받았고, 1심 선고까지 약 한달 정도를 남겨두고 있다”며 “그동안의 판례로 봐서 어떤 판결이 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심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대구에서는 금속노조 소속 산도고경지회, 상신브레이크지회, AVO카본코리아지회 등 세 곳에서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남동발전, S&T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차 등 전국 62개(2013년 5월 현재) 노조에서 통상임금 범위 확대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편, 지난 3일 홍영표 의원(민주당)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기로 한 모든 금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내놓았고, 하루 뒤인 4일 심상정 의원(진보정의당)은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의 범위를 1개월이 초과하는 임금과 모든 노동자에게 지급하지 않아도 일정한 조건에 해당하는 것”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