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그 잘난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매일같이 공부 또 공부 지옥같은 입시전쟁터
어른들의 그 뻔한 얘기 이젠 정말 싫어요
행복과 성적이 정비례하면 우리들의 꿈은 반비례잖아요
행복은 그 잘난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자율학습 또 보충수업 시험 시험 시험 입시전쟁터
세상은 경쟁 공부 대학 출세 명예 돈
서로 서로 사랑 하고 나줘주는 세상은 어디
80년대 말 노래 가사 중 일부다. 20년이 지났지만, 학교 현장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시험 성적으로 줄 세우는 탓에 학교 교육 현장은 파행이 잇따르고 있다.
25일 전국의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일제고사(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가 시행됐다. 2008년 이후 6번째 시행된 일제고사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와 학부모단체 등은 일제고사 전면 폐지를 촉구했다. 교과부와 교육청이 일제고사 결과를 학교 평가와 학교성과급 평가에 활용함에 따라 학교 현장에 파행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청 장학사가 일제고사 성적 향상 독려 하는 등 파행 잇따라
전교조 경북지부가 도내 학교를 대상으로 일제고사 파행사례를 수집한 결과에 따르면 ‘방과 후 및 강제 야각 학습’, ‘지역교육지원청이 전국 일제고사 순위를 매긴 후 학교에 배포하며 압박’ 등이 벌어지고 있다. 장학사가 학교를 방문하여 일제고사 성적 향상을 독려하고 방과 후 수업 연장, 휴무일 수업 개설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는 것.
대구 성서고등학교 강성규 교사는 “재작년 모의고사 끝나고 성적이 1~100등까지 공개됐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은 다른 반 1등 친구에게 ‘저 점수로 쪽 팔리게 이름이 걸리냐’고 말하더라. 경쟁교육만 강요한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또, 강성규 교사는 “학생들이 기말고사 준비도 바쁜데 또 시험을 친다니 짜증 내더라. 짜증 날 수밖에 없다. 연합학력평가, 사설모의고사 등 당연히 봐야만 한다고 치르는 시험이 너무 많다. 시험의 연속에 일제고사까지 더해지고 있다”며 “이것 자체가 파행의 연속인데 일제고사로 줄 세우기 하는 탓에 야간 자율학습은 당연시되고 강제 보충수업도 여전하다”고 일제고사로 인한 파행 사례를 밝혔다.
전교조 대구, 경북교육청서 일제고사 폐지 촉구
25일 오전 10시 전교조 대구지부와 평등교육학부모회 등은 대구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권 경쟁교육으로 교육을 황폐화하는 대구교육청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들은 일제고사가 시행되는 대구지역 학교 앞에서 일제고사 폐지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천재곤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2008년 전까지 학업성취도 평가는 1~5%의 표본을 추출해 교육과정을 진단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일제고사 시행 후 교과부는 교육청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기 시작했다”고 비판하면서 “일제고사로 경쟁교육만 강요하면서 남을 짓밟는 교육만 진행한다. 협업을 통해 더불어 사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광미 평등교육학부모회 대구지부 집행위원장은 “일제고사를 치르는 아이를 둔 부모 입장에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 아이에게 일제고사를 선택할 권리가 없어 늘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교육은 아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일제고사와 같은 줄 세우기 시험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제고사 폐지 촉구와 함께 대구교육청에 ▲학교평가 중단 ▲국제고 건립 중단 ▲강제 자습, 강제 보충 중단 ▲일반고 심야 자율학습(오후 10시 이후 자습) 폐지를 촉구했다.
같은날 오후 4시, 경북교육연대도 경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들이 죽어간다. 일제고사를 완전히 폐지하라”고 강조했다.
경북지역은 올해 3월부터 4명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북교육연대는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성적 경쟁 체제가 만들어 낸 것”이라며 “무한경쟁교육을 유발하는 일제고사와 학교 평가와 학교성과급 평가 지표에서 성적 경쟁을 유발하는 일제고사 관련 지표를 즉각 삭제하라”고 밝혔다.
이성우 전교조 경북지부 칠곡지회장은 “살면서 부딪히는 대부분 문제에는 정답이 없는데 우리는 객관식 문제를 내고 이 지표로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 창의성과 지적능력을 말살하는 것”이라며 “성적 좋은 아이들이 오히려 자살을 많이 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만 20분 간격으로 한명씩 죽는다고 한다. 일제고사 때문에 죽어가는 아이들이 없어 지려면 당장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현자 참교육학부모회 경북지부장은 “명품교육을 자랑하는 경북교육청을 보면 화가 난다. 경북교육청 장학관들이 일제고사 성적 향상을 독려하는 등 인간답게 살기 위한 교육은 없다”고 지적하며, 경북교육청을 향해 “아이들을 학교에 10시까지 잡아 두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인가? 일제고사 대신 학생 인권이 존중되는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에 힘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후 경북교육연대는 교과부장관과 경북교육감에게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교사와 학부모' 민원서를 경북교육청 행정지원국에 전달했다. 이 민원에는 교사 180여명과 학부모 200여명이 참여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며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는 전국 시도교육청에 일제고사 시행을 강제했다. 초등 6학년, 중등 3학년, 고등 2학년을 대상으로 시행된 일제고사는 전교조와 학부모의 반발이 잇따르자 올해부터는 초등 일제고사는 폐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