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저녁 6시경 경북 경산 대구대 청소노동자들이 본관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총파업에 들어간 4개 대학(경일대, 대가대, 한의대, 대구대) 가운데 대구대만 사실상의 임금 삭감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 대구지역일반노조 소속 경일대, 대구가톨릭대(대가대), 대구대, 대구한의대(한의대) 청소노동자들은 ▲고용 및 정년(만 67세) 보장 ▲1일 8시간 기본급 및 연장근무 수당 보장 ▲1일 5,000원 실근무일 20일 기준 월 10만원 점심 제공 ▲명절, 여름휴가 상여금 지급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4개 대학 중 경일대, 대가대, 한의대는 지난 4, 5일 ▲주5일 근무 실시 ▲점심식대 7만원(한의대 5만원) ▲명절, 여름휴가 상여금 20만원(2014년부터) 지급 ▲정부 공공부문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에 준용하는 고용승계 보장 등을 골자로 하는 합의를 이뤄냈지만, 대구대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5일 노조와의 면담 자리에서 대구대 본관 측은 10일 최종적인 합의안을 내놓기로 했다.
대구대, 사실상 월 5천원 임금 삭감안 제시
10일 오전 노조와 대구대는 ▲점심식대 5만원 ▲연 3회 상여금 28만원 지급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오후 2시 합의서를 작성하는 자리에서 대구대는 이전까지 수용하지 않았던 주5일 근무를 받아들이겠다며 합의안 내용을 바꿨다. 노조는 이전까지 합의가 주6일 근무를 기본으로 해서 결정한 사안이라며 학교가 바꾼 합의안을 거부했다.
이승민 대구일반노조 조직국장은 “학교가 주5일 근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서 주5일 근무를 양보하는 대신 임금 상승분을 보장받을 수 있는 합의안을 도출했다”며 “하지만 학교가 마지막 합의서 작성 자리에서 다시 주5일 근무를 가지고 나왔다. 주5일 근무를 하게 되면 토요일 수당으로 월 12만 5천원 가량 받을 수 없어 결국 이전까지 합의가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고 설명했다.
이승민 조직국장은 “결국 학교는 청소노동자의 처우개선에 단 한 푼의 예산도 늘리지 않겠다는 꼼수를 부린 것”이라며 “노조는 학교의 입장을 생각해서 합의안이 도출되는 지난 4일 동안 청소도 하며 배려를 했는데, 학교가 배려를 무시하는 안을 내놓아 조합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대구대 본관 측을 비판했다.
학교가 마지막에 내놓은 안에 따라 주5일 근무를 추가하게 되면 사실상 노동자의 임금은 월 5천원 가량(상여금 상승분 7만원+점심 식대 상승분 5만원-토요수당 12만 5천원) 줄어드는 꼴이 돼 노조의 주장처럼 학교가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게 됐다.
이승민 국장은 “오늘부터 정당한 합의안이 도출되기 전까지 밤샘 농성에 돌입한다”며 “내일부터 합의를 이룬 다른 대학들도 부분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와 대구대는 내일(11일)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