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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3년05월29일 10시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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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일기](3) 밀양, 청도 송전탑이 쓸데없는 이유
MB가 싼 똥과 이른 장마를 기다리는 마음

이형석(녹색당) dggreenparty@daum.net

2009년 12월 27일 세계 원전 시장을 독점해 온 프랑스를 제치고 한국 원자력 발전소 4기를 UAE에 수출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공사의 수주금액은 무려 400억불, 소나타 100만대, 30만톤급 유조선 180척을 수출한 것과 같다고 합니다. 희망의 뉴스가 온 나라를 훈훈하게 만듭니다. 역시나 경제대통령 MB, 저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3년여가 지난 오늘 컴퓨터 화면의 뉴스 창에는 할머니들이 소리 없이 윗옷을 벗고 건장한 사내들 앞에서 춤을 추고 계십니다. “세뇌당한” 할머니들과 윗옷을 벗어던진 그들을 못내 받아주는 청년들의 춤사위를 보고 있자니, 무엇 때문인지 눈가가 시려옵니다. 화면 속 그곳은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투쟁 현장입니다.
 
한바탕 눈물을 쏟고 나니 이제껏 이글을 위해 구상한 주장과 근거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같습니다. 그래서 그냥 이번엔 대놓고 쓰려합니다. 송전탑이 왜 쓸데없는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 부북면 평밭마을 초입, 나무 사이로 줄을 묶고 뒤편으로는 경운기를 댄 사이, 주민들이 앉아 공사 인력이 올라갈 수 없도록 막고 있다. ⓒ정현진 지금여기 기자

3년 전에 MB가 싼 똥, ‘UAE 원전 수출’

혹시 원전 수주와 할머니들이 무슨 연관이 있는가에 대해 물으실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그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이걸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지 답답하지만, 일단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전수주 계약이 성사되었을 때, MB가 추진한 사업들이 의례 그렇듯 이게 뭔가 이상하다, 찜찜하다 싶은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잘하는게 하나도 없었던 정부가 갑자기 400억불짜리 공사를 떡하니 가져오다니…. 당시에는 필자 스스로도 핵발전소 자체에 거부감이 없었기에 ‘그래도’ CEO 출신이라 사업수완은 좀 있나보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후 역시나 여기저기서 의문점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까지 완벽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나 계속해서 제기되는 의문들은 큼직큼직하게 네 가지 정도였습니다.

첫째, 400억불 중 200억불은 공사가 마무리 된 후 핵발전소 운영에 필요한 부품을 교체하거나 수리하면서 생기는 추가 비용지불에 대한 내용이어서 확실하게 200억불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둘째, 그렇게 반으로 줄어든 186억불 중 93억불을 우리나라 수출입은행을 통해 대출해주어서 한국정부가 공사비의 반을 선부담하는 어처구니없는 계약이라는 것. 셋째, UAE정부에서 수여하는 자이드 환경상의 상금이 50만불(약 5억 5천만원)정도 되는데 애초에 MB는 이 돈을 환경보호 같은 좋은 목적에 사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소득조사를 통해 살펴보니 이 돈이 이명박의 개인구좌로 들어가서 재분배되지 않았다는 것. 마지막 넷째, 당시 UAE에 파병된 국군 역시 사업의 성공을 위한 것이 아닐까하는 의문.

지금까지 MB정권의 거짓말과 부실로 점철된 사건, 사고들이 한, 둘이겠습니까마는 MB정부가 저질러놓은 사고를 이후의 정권이 이어받아 처리해야하는 상황들이 계속해서 터지고 있는 가운데 앞서의 우리 할머니들 같은 피해자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밀양, 청도 송전탑 문제…안정적인 전력공급 운운은 거짓말

그중에서도 요즘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밀양과 청도의 송전탑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송전탑 반대 투쟁의 쟁점은 신고리 핵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의 수도권 공급을 위해 필요한 송전탑과 국책사업 속에서 피해받는 농민들의 삶이 부딪히면서 국가를 위해 작은 마을이 손해를 봐도 된다는 주장과 희생되는 사람들이 없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렇다보니 핵발전소의 존재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민들을 제외한 시민들 대부분의 눈으로 봤을 때, 그저 이 일은 님비현상(지역이기주의)중의 하나로 보일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며칠 전 이 쟁점을 뒤엎는 사건이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전력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송전선로 건설이 마무리되어야 한다던 한전 부사장의 입에서 어이없게도 UAE와의 이면계약 내용 중 수주 모델과 같은 신고리 3호기 원전의 시험가동을 통해 성능을 확인해야 공사를 시작할 수 있고, 공사기한을 맞추지 못할 경우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입니다.

결국 송전탑 건설을 서둘렀던 이유가 전력수급 때문이 아니라 사업을 잘못 추진해서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사실을 밝혔던 한전 부사장은 그날로 한전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자신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내심 인정하는 꼴이 된거죠.

밀양 송전탑이 쓸데없는 이유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애초 765kV 송전선로는 신고리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을 연결하기 위해 계획했지만, 이 계획은 이미 십수년 전에 폐기됐고 지금은 가까운 영남권으로 보내기 위해 송전선로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765kV 송전선로는 장거리 송전에 주로 사용되는 선로이기 때문에 가까운 영남 간 송전에는 불필요한 예산을 낭비하고,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뿐입니다.
 
올해 장마는 일찍, 그리고 오래가길 바라는 마음

처음부터 나와 있었던 결론을 다시 정리해보자면, 현재 예산을 낭비하고 주민 간, 국민 간 갈등을 조장하며 진행되고 있는 송전탑 건설은 애초부터 중단되어야 하는 사업이었습니다. 하지만 명백히도 잘못된 사업을 태연하게 진행하는 정부와 그 사업으로 피해받는 시민들…. 까도 까도 양파껍질처럼 드러나는 진실들… 언제까지 진실을 위해 매운 양파 위에서 눈물을 흘려야 하는 걸까요?
 
이런 현실 속에서 어르신들은 조금만 때를 놓쳐도 한해를 망치게 되는 농사를 마다하고 몇 년째 송전탑을 막기 위해 싸우고 계십니다. 현장마다 배치되는 경찰, 한전 직원들과 용역에 다 늙은 몸으로 저항하는 그들에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난해 이치우 어르신의 분신을 통해 이 사실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도움의 손길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송전탑 문제가 전국적인 현안이 되면서 정치권의 도움도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정부 여당은 일언반구도 없이 그저 님비현상의 하나로 대하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만 할까요? 피하고 있었을 뿐, 어쩌면 답은 이미 나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 오늘, 비가 내리는 관계로 공사를 중단한다는 얘기를 투쟁현장에 있는 친구를 통해 듣습니다. 비가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그저 오늘은 밀양과 청도의 할머니들을 위해 내가 아는 사실을 알리고 기도할 뿐입니다. 올해는 장마철이 빨리 왔으면… 그리고 길었으면 좋겠다고 바랄 뿐입니다.

이형석(녹색당) dggreenpart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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