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임금체불과 노동조합 탄압 등으로 노사 갈등을 빚으며 106일간 파업을 겪은 시지노인전문병원에서 노조 사무실을 강제 철거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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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 철거가 이루어 진 노조 사무실(위), 병원 측이 마련한 대체 공간. | | |
보건의료노조 시지노인병원지부에 따르면 사무실 강제 철거는 23일 새벽 5시경 이루어졌다. 이남희 시지노인병원지부장은 “22일 노조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와중에 병원 직원을 포함한 5명의 남자가 들어와 신변에 위협감을 주는 행동을 하며 철거를 예고했다. 그러고는 다음날 새벽에 급작스럽게 노조 사무실을 철거했다”고 말했다.
현재 시지노인병원은 치매거점병원 지정에 따른 치매관리예방센터 공사가 진행 중이다. 병원 1층에 있는 노조 사무실 이전에는 노사가 모두 동의했다. 문제는 대체 공간이다.
병원 관계자는 “6개월 전부터 노조에 통보했다. 노조 사무실 대체 공간도 마련해 줬고, 협의를 통해 이루어 진 일”이라며 강제 철거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병원 측이 마련해줬다는 대체 공간은 10여년 동안 의료폐기물 창고로 쓰인 2평 남짓한 공간이다. 의료폐기물이 있었던 곳이라 감염 위험성도 존재한다. 위치도 본 건물에서 떨어진 곳이라 접근성이 낮다.
때문에 노조는 그동안 적절한 대체 공간 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던 중 병원이 공사 진행을 이유로 전 노조 사무실을 강제로 철거한 것이다.
이에 보건의료노조 대경본부는 24일 오전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사무실 강제 철거에 대한 공식사과와 대체 공간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보건의료노조 대경본부는 “치매거점병원 지정에 따른 치매관리예방센터 공사를 빌미로 수개월 전부터 노동조합 사무실 이전을 강요했으며, 노동조합은 원칙적으로 이전 불가하나 사용자의 사정을 감안해 본 건물 내에 적당한 사무공간을 제공하면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면서 “공사 지연을 빌미로 노동조합 사무실에 무단으로 침입해 폭력적으로 철거를 강행한 것은 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부당노동행위이자 민형사상 각종 법률을 위반하는 불법 행위”라고 병원을 규탄하고 나섰다.
한편, 지난해 100일 넘게 파업을 진행한 후 노사합의를 통해 복귀한 이후에도 노조에 대한 병원의 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남희 지부장은 “병원측은 야간 근무할 때 조합원을 감시하고, 서로 이야기하는 것도 감시했다. 또, 환자 이송을 하던 남자 간병사를 여자 간병사가 일하는 병실에 투입하는 등 노조에 대한 탄압이 지속됐다”며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참아왔는데, 이제는 노조 사무실도 철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병원을 비판했다. 이로 인해 복귀할 때 51명이었던 조합원은 38명으로 수가 줄었다.
노조는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도 부당노동행위로 근로감독을 요구한 상태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시지노인병원의 노조에 대한 태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