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가 등산을 하며 코오롱스포츠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해고자에게 전국 102곳의 산에서 불매운동을 벌이지 말 것을 요구하며 업무방해금지가처분신청을 내 논란이 예상된다.
 |
| ▲코오롱인더스트리 주식회사는 최일배 코오롱정투위 위원장을 포함한 3인에 대해 불매운동 등 업무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했다. 가처분신청 대상에 전국 102곳의 산도 포함돼 논란이 예상된다. | | |
코오롱, 법원에 불매운동 위한 등산 금지 요청
“산을 불매운동 가처분신청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코미디”
지난 13일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최일배 코오롱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장 외 2명에 대한 불매운동 등 업무방해금지가처분신청을 접수했다. 가처분신청은 설악산 등 국립공원을 포함한 전국 산 102곳에서 불매운동을 위한 등산을 하지 말라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또, 코오롱은 가처분신청대상자가 제3자에게 불매운동 동참을 권유하는 행위도 금지하도록 요구했다.
불매운동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코오롱스포츠에 대한 불매 내용이 담긴 옷을 입거나 물품을 소지하고 해당 102곳의 산에 등산하는 것이 금지된다. 코오롱스포츠 불매를 알리는 물품을 소지하고 해당 산 입구까지는 갈 수 있으나 산은 오르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
기업체가 자사 건물과 매장을 상대로 불매운동 가처분신청을 한 사례는 있지만 공공장소인 산을 대상으로 불매운동 금지를 요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최일배 코오롱정투위 위원장은 “산을 불매운동 가처분신청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코미디”라며 “아웃도어 브랜드인 코오롱이 정리해고 문제가 널리 알려지자 민감하게 반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코오롱은 우스운 일을 만들지 말고, 지금이라도 코오롱 해고자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코오롱은 지난 2005년 계열사의 부실경영으로 구미 공장 노동자 78명을 정리해고 했다. 또, 노조 선관위원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며 정리해고자 집행부 당선을 불인정하고, 조합원을 세 부류로 구분해 관리하기 위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기도 했다. 9년째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는 해고자들은 현재 경기도 과천의 코오롱 본사 앞에서 1년째 농성을 하며 정리해고 문제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코오롱스포츠 불매운동을 선포한 민주노총과 코오롱정투위는 휴일 등산을 하며 코오롱스포츠 불매운동을 벌여왔다. 이들은 ‘정리해고 하는 나쁜기업 코오롱스포츠를 입지 맙시다’는 문구가 담긴 조끼를 입거나 현수막을 들고 다니고, 불매운동 내용이 담긴 리본을 나뭇가지에 매다는 등 불매운동을 진행해왔다. 또, SNS 등을 통해서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코오롱 불매운동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기 시작했다.
“의사표현의 자유와 기업 경제활동 중 공익에 우선하는 것 가리는 판결될 것”
불매운동 가처분 신청 첫 심리는 오는 6월 4일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열린다. 이번 업무방해금지가처분신청에 대한 결정은 개인의 의사표현의 자유와 기업의 이익 가운데 법원이 어느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구인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구지부 대표는 “개인의 의사표현의 자유와 기업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놓고 어느 쪽이 공익에 우선하는 것인지를 판단할 것”이라면서 “특별히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옷에 글자를 새기고, 알리는 것은 의사표현의 자유로 볼 수 있다. 만약 불이익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이는 시민들이 판단할 문제다. 하지만 법원이 기업의 이익에 손을 들어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노총과 코오롱정투위는 코오롱의 불매운동가처분신청과 무관하게 매주 등산을 통한 불매운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