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일반노조 소속 경일대, 대구가톨릭대(대가대), 대구대, 대구한의대(한의대) 청소노동자들은 21일 오전부터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지난달 17일 ‘경산지역대학환경미화원권리보장을위한경산시민사회대책위원회(경산시민사회대책위)’를 결성하고, ▲고용 및 정년(만 67세) 보장 ▲1일 8시간 기본급 및 연장근무 수당 보장 ▲1일 5,000원 실근무일 20일 기준 월 10만원 점심 제공 ▲명절, 여름휴가 상여금 지급 ▲노조활동 보장 등을 대학 당국과 경산시에 요구해왔다.
노조는 지난 한 달 동안 청소노동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노동조건을 갖춰달라는 호소를 대학 당국과 경산시에 해왔지만, 대학 당국은 “청소노동자에 관한 사안은 해당 업체의 권한”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이들의 호소를 외면했다.
교수들 파업 지지 선언 나서
“경산 지역 대학, 성실한 답변 해야 할 것”
파업 첫날인 21일 오전 10시 대가대 본관 앞에서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대구경북지부(민교협), 교수노조대구경북지부, 한국비정규직교수노조 대구대분회, 영남대회분회 등 대구경북 대학 교수들은 가장 먼저 청소노동자의 파업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에 대한 지지의 뜻을 표했다.
이득재 대구가톨릭대학 교수는 “교육기관인 대학이 간접고용이라는 미명하에 임금을 중간에서 착취하고, 어떻게 노동자들의 노동을 착취하는지 지금껏 똑똑히 보아왔다”며 “이제는 노동자의 권리를 분명하게 쟁취해야 한다. 정당한 임금과 정당한 휴식공간, 정당한 대가를 쟁취할 때까지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하도록 할 것”이라고 연대의 뜻을 전했다.
이한방 대구대학교 교수도 “노동자가 불온한가. 이 세상을 만드는 것은 돈이 아니라 노동자의 노동”이라며 “노동삼권은 정부가 선물로 주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내려준 천부인권이고,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쟁취한 권리다. 겨울이 아무리 길어도 봄은 오듯 이 정당한 투쟁에서 우리는 당연히 승리할 것”이라고 파업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김규종 민교협 공동의장(경북대)은 “이제 경산 지역 대학은 분명한 대답을 해야 한다”며 “환경미화를 위해 자신의 노동력에 비해 형편없는 대가를 받고 있는 청소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생계보호 요구에 대해 대학 당국은 성실한 답변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대가대 본관서 파업 출정식 열어
“10년 벼른 투쟁, 이제 투쟁으로 쟁취할 것”
대구경북 교수들의 파업 지지 기자회견이 마무리된 후 노조는 대가대 본관 앞에서 총파업 투쟁 출정식을 갖고 파업을 본격화했다.
권택흥 대구일반노조 위원장은 “10년을 벼루고 벼른 파업 투쟁”이라며 “지난 십수 년 동안 영남대, 대구대 등 어느 대학이랄 것 없이 우리는 최악의 노동조건에서 일해 왔고, 그 시간동안 끊임없이 대학 당국에 배려를 부탁했지만 대학은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버렸다”고 학교 당국을 비판했다.
권택흥 위원장은 “최저임금이 법이 정한 최소한의 기준이어서 어길 수 없듯, 우리가 요구하는 점심밥값 제공, 8시간 노동시간 인정, 명절 상여금, 휴식 공간 제공은 일하긴 위한 노동자의 최소한의 조건”이라며 “최소한의 기준을 위해 그동안 많이도 배려를 부탁하고 호소했지만, 이제는 투쟁으로 이것들을 쟁취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