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커피전문점 매니저들 가운데 주휴수당을 주유수당(차량유지비용)으로 알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거나 임금체불하는 업체도 다반사였다. 근로기준법에 대한 교육이 전혀 이루어져 있지 않았다. 심지어 다빈치는 첫 달 월급에서 유니폼비용을 제하고 임금을 주기도 했다”
대구청년유니온이 대구지역 커피전문점 61개 매장을 대상으로 노동조건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83.6%의 매장이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수습기간이라는 명목으로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업체도 90%에 달했다. 이에 대구청년유니온은 15일 대구고용노동청에 다빈치와 슬립리스인시애틀을 주휴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임금체불로 고발했다.
대구지역 커피산업 급성장, 청년노동 착취 통해 이루었나?
2000년을 지나면서 우리나라 커피산업 시장규모는 2.8조 원(2011년 기준)에 이를만큼 급성장했다. 대구지역은 국제커피문화박람회를 2회째 개최할 만큼 커피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또, 대구지역은 스타벅스를 비롯한 대형프랜차이즈 업체가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지역 토종프랜차이즈인 다빈치, 슬립리스인시애틀의 입점 순위가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의 성장은 청년노동 착취를 통한 것임이 대구청년유니온의 실태조사 결과 드러났다.
대구청년유니온은 지난 3월 22일부터 4월 25일까지 약 한 달간 대구지역 6대 상위입점 커피프랜차이즈 업체 261곳 가운데 61개 매장에 대한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다빈치, 슬립리스인시애틀, 핸즈커피, 코페아커피는 주휴수당을 한 곳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청년유니온은 주휴수당 미지급에 따른 예상체불임금액이 29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았다.
근로기준법상 주휴수당은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근무하는 모든 노동자가 받아야 하는 임금이다. 사업주는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근무하는 단시간 노동자에게도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만약 지급하지 않으면 임금체불로 노동부의 진정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수습기간을 명목으로 최저임금을 미지급하는 사례도 밝혀졌다. 61개 업체 가운데 60.7%(37개)가 수습기간을 두고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수습제 적용은 1년 이상 장기근로계약 체결시에만 적용되며 단기간 아르바이트생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청년유니온, “주휴수당 미지급도 임금체불, 근로기준법 준수하라”
다빈치․슬립리스인시애틀 고발...업체 "시정하겠다"
청년노동의 열악한 실태가 밝혀지자 대구청년유니온은 15일 오전 대구고용노동청앞에서 다빈치, 슬립리스인시애틀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커피전문점의 주휴수당 지급을 포함한 근로기준법 준수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청년유니온은 “조사 과정에서 일부 매니저가 주휴수당을 '주유수당'으로 오인하는 등 매장 관리자들이 기본적인 근로기준법과 주휴수당에 대한 기초적 인지도 되어있지 않았다. 또, 수습제도를 편법적으로 활용해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주는 악습도 드러났다”며 “대구고용노동청이 적극적으로 주휴수당 지급실태 조사와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토종 커피전문점들이 지역 청년들과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건희 대구청년유니온 조합원은 “조사 과정에서 최저임금 지급 여부를 물으면, 전화로 이야기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말할 수 없다는 것은 최저임금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청년의 노동권을 외면하면서 질 좋은 커피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서영훈 대구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실태조사 과정에서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당사자를 만났다.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있지만, 부담스러워 업체를 고소하는데 나서지는 못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청년의 노동권이 보장되도록 적극 알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청년유니온은 2개 업체 고발조치 이후 주휴수당을 받지 못한 다른 커피전문점 피해자들을 위해 온-오프라인 노동상담과 해당 커피전문점 직영매장 앞에서 임금체불 중단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한편, 고발 조치 당한 해당업체들은 내용 파악 후 시정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빈치커피 대구지사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시급과 관련해서 직영점에서는 법적 기준을 지켰다. 몰라서 빠드린 부분이 주휴수당인데 직영점은 조치해 나갈 예정”이라며, 가맹점에 관해서는 “근로기준법 준수 안내 공지를 했지만, 공지하는 것에만 그쳤다는 점에서 우리가 놓친 부분이다. 바로 가맹점에 공지를 했다”고 밝혔다.
슬립리스인시애틀 관계자는 “직영이 없고 가맹점이 사업주로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관련해 공지는 다 하고 있다”며 “고발장이 도착하면 지적된 부분을 시정조치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