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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3년04월20일 08시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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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가해학생 배제시킨다고 해결되는 것 아냐”
학교폭력 대안 모색 토론회, “인권과 협력의 학교 필요”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19일 오후 4시 북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학교 폭력 진단과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폭력 없는, 꿈과 희망 가득한 학교 만들기’ 토론회가 홍의락 민주통합당 의원(대구시당 위원장)의 주최로 열렸다.

홍의락 의원이 사회를 맡아 진행된 토론회는 노진철(경북대) 교수가 발제를 맡았고, 임성무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교육분과장) 교사, 김일우(한겨레신문) 기자, 최훈민(희망의 우리학교) 대표의 자유토론으로 진행됐다.

지난 2011년 12월 대구의 한 중학생이 자살하며 남긴 유서를 통해 집단 괴롭힘과 학교폭력의 문제가 불거졌다. 이후 대구와 경북 지역의 청소년 자살 문제가 언론을 통해 크게 부각됐다.

발제에 나선 노진철 교수는 “정부가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였지만 이 대책은 가해학생을 문제아로 낙인찍고 학교로부터 소외, 격리하는 등 실패한 불관용 원칙을 다시 도입하는 역설을 보여줬다”며 “집단 괴롭힘과 학교폭력 문제가 가해학생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는 것을 넘어 사회구조적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진철 교수는 학교폭력 문제가 우리나라만의 사회현상은 아니라고 언급하며 학생들이 경쟁으로 내몰리는 신자유주의 국가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이 교육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학교 간, 학생 간, 교사 간, 학부모 간 경쟁을 강화시키는 특징을 드러낸다는 것. 이러한 경쟁으로 인해 학생들은 협력적 관계 구축 경험이 없어 폭력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노진철 교수는 “무한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은 암묵적 동의나 자발적 공모, 집단적 협력과 같은 무의식 과정을 통해 폭력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체화한다. 자기통제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저항하는 또래친구들을 집단적으로 따돌리면서도 자신들이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하며 “결정적인 문제는 가해학생을 교육 현장에서 강제적으로 배제할 수 있는 권한을 학교장에게 부여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이라고 정부 대책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노진철 교수는 “폭력 없는 학교 문화 조성을 위해서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서 탈피해 중고교 평준화 교육정책으로 회귀하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학교가 포영 원리를 갖춘 공공성 영역으로 인식되고, 교육부는 학생을 권리 주체로 인식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임성무 교사도 “학교폭력 대책을 내놓지만 이는 진통제 먹는 것과 같다. 약발 떨어지면 다시 일어난다. 구조적 문제로 인식해야만 한다”며 학교폭력 종학대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임성무 교사는 “교육청에서도 입시 위주 교육 정책, 가정의 기능 상실 등을 학교폭력 원인으로 지적하면서도 근본적 해결책은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평화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생중심 교육과정으로 학교를 혁신하고, 교사와 청소년을 주체로 세우는 시민권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교사 또한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과 협력하고 토론하는 법을 모른다”며 “민주주의와 토론이 활발한 시민교육이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일우 기자는 “2011년 12월 사건 이후 언론이 학교 폭력 문제를 적극 다루었다. 그러면서 가해 학생을 형사 처벌하기 시작했다. 언론도 보도 경쟁이 붙으면서 가해 학생을 인터뷰 해 노출시키는 등 가해학생에 대한 인권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며 학교폭력 문제를 대하는 언론의 태도를 비판했다.

김일우 기자는 “미성년자 가해학생을 처벌하겠다는 식으로 가고 있는데, 미성년자 때 되돌리기 힘든 수준의 처벌을 받지 않도록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훈민 대표는 “학교폭력의 원인은 인권의 부재에 있다”며 “인권친화적인 학교, 학생자치활동을 활성화 하는 학교로 만들어야 학교 폭력 문제가 해결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훈민 대표는 “CCTV가 실효성이 없다고 하니 정부는 고화질CCTV를 설치하겠다는 식의 의미 없는 대책만 반복하고 있다”며 “감시와 통제가 아닌 인권과 존중의 학교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토론회를 마친 후 전국시사만화협회 소속 작가들이 출품한 50여 점의 시사만화 전시회 개관식이 열렸다. 전시회는 26일(금)까지 이어진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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