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번째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만들어가기 위한 시민문화제 ‘봄은 가장 아래에서 그렇게’가 13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동성로무대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의 주최로 열렸다. 200여명이 참석했고, 많은 시민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활동보조가 없어 죽어간 장애인을 추모하는 퍼포머 성광옥 씨의 퍼포먼스로 문화제가 시작됐다.
 |
| ▲활동보조인이 없어 죽어 간 장애인을 추모퍼포먼스를 공연한 성광옥(우), 탁정아(좌) | | |
“방 안에 연기가 자욱하게 났습니다. 불이야 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휴대폰을 찾아 119를 불렀습니다. 금방 온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연기는 나의 몸을 점점 더 조여왔습니다. 방문을 열려고 했지만...내 곁에 단 한 사람이라도 있었더라면...난 내 꿈을 찾아서 살 수가 있었을텐데...”
지난해 10월 장애인 고 김주영 씨는 집에 불이 났지만, 혼자 휠체어를 타지 못해 5초면 뛰쳐나갈 수 있는 거리를 두고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13일 후 부모가 일하러 간 사이 뇌병변 1급 장애가 있는 남동생(박지훈)을 구하려다 중태에 빠져 13살 고 박지우 양이 세상을 떠났다. 중태에 빠졌던 박지훈 군도 12월 결국, 세상을 떠났다. 이들은 활동보조인이 있었더라면 세상을 떠나지 않아도 될 이들이었다.
박명애 장애인지역공동체 대표는 “활동보조인만 있었더라면 살 수 있었다”며 “그런데 정부는 활동보조인이 필요하다는 장애인의 요구를 예산이 없다며 차별했다. 너희가 무슨 사람이라고 예산을 많이 쓰냐며...우리도 당당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증장애인 김래현 씨는 “나는 시설에서 살다가 자립생활을 하고 있다.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제가 밖에 나가면 많이 듣는 이야기가 병원에 가느냐는 이야기”라며 “비장애인의 인식 속에 장애인은 병원 다니는 정도의 활동만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인식을 꼬집었다.
이어 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조모임 몸동아리가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꼬집는 꽁트 공연을 펼쳐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청각장애인에 대한 차별 문제도 제기됐다. 청각장애인 김정중 대구대학교 특수교육과 강사는 “영화 <도가니>에서 보면 수화를 사용하지 않고 말로만 교육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의 이야기만이 아닌 한국 농교육의 모습이다. 농인학교 교사 391명 중 24명만이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며 “농아인의 언어인 수어가 한국어와 동등한 지위를 갖지 못해 사회 곳곳에서 차별과 인권침해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중 강사는 “농인이 쓰는 수어를 한국어와 동등한 언어로 인정하고, 수어를 기본으로 하는 농인 교육이 실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현주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달서2부지회장은 “장애 아동은 성인이 되면 갈 곳이 없다. 부모가 나이가 더 들어서 세상에 없으면 아무도 보호해주지 않는다”며 “발달장애아동이 성인이 될 때 살아갈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발달장애인 지원 정책 확립을 촉구했다.
노금호 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함께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말로는 하지만 사회 환경과 구조 속에서 경쟁에서 탈락시키고, 효율이 없다는 이유로 배제 시키고 있다”고 꼬집으며 “장애인도 봄을 맞이하려면 차별에 저항해야 한다. 시혜와 동정으로 만든 법안들을 없애고 권리를 지킬 수 있는 법을 만들어서 우리도 시민일 수 있도록 투쟁하자”고 말했다.
문화제는 대구대 특수교육과 학생들의 카드섹션, 질라라비장애인야간학교 학생들의 몸짓 공연, 장애인차별철폐가 담긴 박 터뜨리기 퍼포먼스로 진행됐다. 가수 임정득 씨의 노래 공연을 끝으로 문화제를 마쳤다.
지난 1일 출범한 420대구투쟁연대는 국가인권위에 차별진정 접수, 대구시의 장애인 정책 이행 촉구 등의 활동을 벌여왔다. 420대구투쟁연대는 24시간 활동보조서비스 보장, 장애인 탈시설과 자립생활 지원,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대구시와 정책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오는 19일 대구시청 앞에서 장애인차별철폐 집회를 연다.
 |
| ▲난타 공연을 펼치는 대구대 특수교육과 학생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