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영호 신부,이하 정평위) 함께꿈 월례미사가 시작됐다. 매월 둘째 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에 열리는 함께꿈 월례미사는 미사 후 대중 강연이 함께 진행된다. 정평위 위원장 김영호 신부는 “대구대교구의 더 많은 신자와 함께 소통하고자 대중강연을 준비했다”고 월례미사의 취지를 밝혔다.
 |
| ▲ 4월10일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함께꿈 월례미사가 열렸다. [사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문양효숙 기자] | | |
김 신부는 강론에서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해서 당신의 보화를, 당신과 똑같은 아들을 이곳에 보내셨다. 낚싯바늘에 고기를 낚듯, 우리를 저 세상으로 데리고 가는 게 아니라 친히 이 세상으로 오셨다”라고 강조하며 “우리가 세상을 사랑하는 방식도 이래야 하지 않을까. 세상을 사랑함으로 자신을 세상으로 보내는 것, 이것이 복음화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미사 후 이어진 강연에서 주 교황청 한국대사를 역임한 성염 선생은 교회의 사회적 실천과 사회교리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신자들은 십자가에 매달려 처형당한 죄인을 인류의 구세주라 고백하는 ‘다른 시선’을 가졌고,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사회교리를 받아들일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말했다. 성염 선생은 지난 2천 년 동안 교회가 사랑과 복음을 언제나 ‘사사로운 영역’에만 묶어놓았기 때문에, 그리스도교가 온갖 역사적 패악을 저질러왔다고 비판했다.
성속이원론, 지역감정, 이데올로기를 넘어 사회교리로 나아가야
 |
| ▲ 성염 전 주 교황청 한국대사 [사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문양효숙 기자] | | |
성염 선생은 ‘세상과 인간에 대한 극진한 사랑’인 사회교리를 삶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넘어야 하는 몇 가지 장애물이 있다고 지적했다. 바로 에로스를 부정하는 성속이원론, 지역감정, 그리고 ‘반공주의’라는 이데올로기이다.
“얼마 전 성 목요일에 교황님이 세족례를 행하신 후 언론의 공격을 받았다. 여자 발을, 그것도 형무소에 있는 이슬람 여자의 발을 씻어주었기 때문이다. 처음 에로스가 시작될 때 콩깍지가 씌워지면 사랑에 빠진 이들은 ‘영원’과 ‘무한’을 이야기한다. 이 콩깍지는 어처구니없을만큼 큰 사랑이신 하느님이 주신 ‘영원한 사랑’으로 가는 다리이다. 그런데 인간은 이를 부정한다. 하느님은 사랑을 가르치시는데 우리는 청교도주의만 배웠다. 마녀를 화형 시키고, 여성에게는 사제직을 주지 않는다. 에로스를 부정하는 성속 이원론이 문제다.”
또 성염 선생은 거창 양민 학살 사건, 제주 4.3 사건 등을 언급하며 “엄마에게 안긴 아기들을 ‘공비’로 간주하여 총을 쏘게 하는 것이 이데올로기”라고 말했다. 성 선생은 “정부에서 임수경 씨를 데려오기 위해 방북했던 문규현 신부를 체포했을 때 ‘대한민국에 법 정의가 서야 한다’고 발표한 주교도 있다. 광주학살이 불거져 나오던 김영삼 정부 시절에 ‘5.18은 민란이었다. 우리가 죄인인데 누가 누구를 단죄한단 말인가’라고 말한 주교도 있다”고 지적하며 “이데올로기는 모든 악을 합리화시킨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데올로기는 맘몬의 가면이며 하느님과 맘몬은 함께 섬길 수 없다. 그 가면으로는 사회교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성염 선생은 자신이 번역 중인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은 결국 ‘하느님의 나라와 지상의 나라에 속해 있는 인간’에 관한 이야기라며 “사사로운 사랑은 지상에 속한 것이며 사회적 사랑은 하느님의 나라에 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염 선생은 “사사로운 사랑의 전형이 바로 지역감정”이라고 말했다.
예수님도 지역감정의 희생자, "갈릴래아에서는 예언자가 나오지 않는다"
“예수님도 지역감정의 희생자다. 예수를 잡으려는 바리사이들에게 ‘율법에 본인 이야기를 들은 후 심판하라 되어 있지 않느냐?’고 항의하는 니코데모를 밟아버리는 한마디가 무엇인가. ‘너도 갈릴래아 출신이냐? 갈릴래아에서는 예언자가 나오지 않는다’ 였다. 예수의 십자가에도 ‘유다인의 왕, 나자렛 사람 예수’라고 출신지를 적었다. 당시 로마 문화에는 없던 일이다. 자칫 봉기가 일어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목포 사람이야. 광주 사람이야’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성염 선생은 사사로운 사랑인지 사회적 사랑인지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때가 정치와 선거의 계절이라며 “평소에는 본당 활동 열심히 하는 선량한 신자였는데 지역문제만 결합하면 돌변해서 피가 거꾸로 솟고 싸움이 벌어진다. ‘진짜’가 그때에 비로소 정체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성염 선생은 “영화 빠삐용에서 빛이 들지 않는 독방에 갇혀 있다 나온 주인공은 무척 괴로워한다. 빛이 쓰라리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며 “여러분이 빛이 되면 그에 대한 어둠의 반응은 거칠 것이다. 어둠은 빛이 쓰라려 미워하고 두려워할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은 계속 소리 질러서 끝내 이 어두운 땅에 빛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참석한 이들을 격려했다. (기사제휴=지금여기)
 |
| ▲사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 문양효숙 기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