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공사에 참여하는 건설기계(덤프) 노동자들이 임금 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1일부터 파업을 진행 중이다. 노조에 따르면 30여개 건설업체 가운데 ㈜서한만 임금 단가 인상을 거부하고 있어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난감한 상황이다.
임금 인상 전에도 ㈜서한이 임금 단가 가장 낮아
신서혁신도시 공사에 참여 중인 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 소속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1일부터 ㈜서한 현장사무소 앞에 천막을 치고 파업을 시작했다. 임금 단가가 유류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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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상된 임금 단가를 적용해 업체와 건설기계노동자가 작성한 계약서. 서한 측은 타지 업체들이 많아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대구지역 업체들도 협의를 완료한 상황이었다. | | |
송찬흡 건설기계지부장은 건설업체들과 인상된 임금 단가 합의서를 보여주며 “파업을 시작하며 서한을 제외한 다른 건설업체들은 임금 단가 인상에 합의했다”며 “인상 전에도 임금 단가가 가장 낮았던 ㈜서한 만이 단가 인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협의를 마친 업체 현장에서는 오늘(5일)부터 공사를 재개했다.
이들이 협상에 합의한 임금 단가는 1일 40만원으로 이전 35만원에서 5만원 인상됐다. ㈜서한의 임금 단가는 현재 33만원이다. 인상 이전에도 서한의 임금 단가는 타 업체에 비해 낮은 금액이었다.
얼핏 보면 많은 금액이지만, 유류세를 포함해 모든 차량 유지비를 노동자가 모두 부담해 실질임금은 반토막이다. 하루 평균 165km를 운행하는데 약 85L의 기름이 소모된다. 이 비용만 14만원이 넘는다. 험한 공사현장을 운행하는 특성상 타이어도 6개월을 넘기지 못해 교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하루 평균 손에 쥐는 돈은 20만원 정도인데, 덤프 노동자들은 한 달에 15일 정도 일하고 그마저도 비정기적이다. 게다가 이들이 운용하는 15톤 덤프트럭은 신차가 약 1억 2천만원이 넘는데, 일의 특성상 10년 운행하기도 어렵다.
조승호 건설기계지부 동부지회장은 “서한의 단가 후려치기(낮추기)는 유명하다. 이 때문에 서한 협력업체들도 부도가 나서 전문건설업체 없이 직영으로 (신서혁신도시 공사에) 들어와 있다”고 지적하며 “대구의 서한 공사현장이 전국적으로도 최저임금”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지회장은 “서한이 울산을 포함한 타 지역에 가서는 높은 단가를 적용한다. 대구지역 건설회사라면서 대구 사람 피만 말린다”고 성토했다.
서한 “전문업체 J건설이 동의해야 우리도 단가 인상이 가능”
노조 “J건설도 구두 합의해...토목 현장도 서한 제외하고 협상 마쳐”
LH “강제할 권한 없어...독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봉락 서한 대구신서혁신도시개발사업 현장소장은 “단가 인상에 동의한 타 업체들은 덤프 사용량이 얼마 없어 공기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동의해 준 것”이라며 “건설노조가 임금투쟁과 관련해 서한을 볼모로 잡으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업체들이 부도가 나 직영으로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원청인 우리가 임금 단가 인상을 해 버리면 앞으로 부담이 전문업체에 간다”며 “이 현장에 들어 온 전문업체 J건설이 동의해야 우리도 단가 인상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또 “본보기로 서한을 잡겠다는 노조에 섭섭하다. 2년 넘게 같이 일하면서 타 협력업체 부도가 나 임금을 못 줄 때도, 우리는 임금 지급 먼저 해왔다. 합리적으로 인상하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전문업체들의 공감대가 형성되면 저절로 따라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조는 현장 소장이 섭섭하다고 드러낸 부분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동 시간을 10시간에서 8시간을 줄이고, 임금 체불을 하지 않은 것은 법적으로 당연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에 송찬흡 지부장은 “서한이 그동안 노동자들에 대한 인식 수준을 보여준다”며 “언급한 전문업체도 임금 단가 인상에 구두로 합의한 상황이다. 이번 기회에 서한의 태도를 바꿔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한이 언급한 건설노조 임금투쟁은 건설토목 노동자와의 임금협상 문제다. 이길우 건설노조 대구경북본부장은 “토목 현장에서도 서한을 제외한 다른 업체는 협상을 다 마쳤다”며 “대구지역 건설노동자들에게 악명 높은 서한과 노동자 생존권을 위한 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이외에도 혁신도시 공사에 참여 중인 건설기계노동자들이 단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업체만 이를 거부하는 게 발주처인 LH 입장에서도 난감한 상황이다.
LH 대구혁신도시사업단 관계자는 “공기를 지키기 위해 우리도 공사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사가 지체되면 공기에 대한 책임은 업체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노조도 생존권 문제로 싸우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도 업체에 계속 독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서혁신도시 3공구를 맡은 서한건설은 임금 문제로 공사가 계속 지체 중인 상황에서 e다음 아파트 분양을 다음달 부터 들어간다고 5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