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주민센터에서 일하던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과중한 업무 등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중구 태화동 주민센터에서 사회복지 담당 주무관으로 일하던 안 모씨(35)가 19일 오후 3시경 동구 대왕암 인근에 세워진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안 씨는 18일 퇴근 이후 가족들과 연락이 끊어졌다.
안 씨는 작년 공무원 임용 시험에 합격해 올해 1월 14일부터 태화동 주민센터에서 근무했다. 안 씨는 장애인 노인 아동 관련 복지 업무를 담당했다. 도우미 직원 2명이 있었지만 한 명은 한 달 계약직이었고 다른 한 명 역시 1년 계약직이었다.
안 씨의 유가족과 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안 씨는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량이 많아 보통 밤 10시 이후에 퇴근했다. 아내에 따르면 새벽 2시에 들어온 날도 있었다. 밤 늦게 끝나면 북구 매곡동 집에 못 오고 성안동 부모님 집으로 퇴근했다가 다음날 출근하는 경우도 있었다. 구정 연휴기간에도 단 하루만 빼고 출근했다.
게다가 공무원이 되기 전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일했던 안 씨는 법에 정해진 지원만 가능한 복지 행정에 대해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 혜택에서 소외된 민원인들의 항의도 안 씨를 힘들게 했다. 안 씨는 "민원인 상담 업무는 전문 상담 교육을 받은 상담 전문가가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주변 지인들에게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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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씨가 컴퓨터로 작성 후 출력해 가지고 있던 유서 [출처=울산저널] | | |
안 씨는 유서에 "일이 많은 것 정도는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의 존중과 대우를 원하는 것이다. 공공조직의 제일 말단에서 온갖 지시와 명령에 따라야하는 일개 부속품으로서 하루하루를 견딘다는 건 머리 일곱개 달린 괴물과의 사투보다 더 치열하다."라고 썼다.
또 "지난 두 명의 죽음을 지들이 약하고 못나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죽음으로서 내 진심을 보여주고 싶다"며 올해 일어난 두 명의 사회복지 공무원의 죽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안 씨의 부인 양 모씨(35)는 "평소 남편이 '5~6명은 해야 될 일을 3명이서 하니 너무 힘들다'고 말했었다"며 "사회복지 공무원 채용이 늘어나서 더 이상 남편같은 희생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사제휴=울산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