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여성 빈곤과 폭력을 끊고 미래로 행진!”
105주년 여성의 날을 맞은 8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을 포함한 18개 단체가 구성한 ‘3.8세계여성의날 기념 20차 대구경북여성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원회)’는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20차 대구경북여성대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같은 곳에서 사전 시민참여마당을 진행한 이들은 5시부터 본격적인 여성대회를 시작해 1시간 30분 동안 대구경북에서 살아가는 여성의 애환을 이야기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투쟁을 약속했다.
여성대회는 전국여성노조 대구경북지부 조합원들이 ‘님과 함께’에 맞춰 춤을 추고, 조직위원회에 참여한 여성단체 회원과 시민들이 함께 ‘풍선’을 부르는 것을 시작으로 김영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의 대회사,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의 축사로 이어졌다.
김영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딸과 손녀에게 지금의 여성들이 가진 어려움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투쟁해서 좀 더 여성이 살기 좋은 세상을 물려주도록 하자”고 말했다.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여성의 날은 여성이 축하받는 날이 아니라 투쟁을 결의하는 날”이라며 “지금까지 여성노동자의 투쟁은 언제나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키고 신장시키는 투쟁이었다”는 말로 축사를 대신했다.
이어서 가수 임정득씨의 공연에 이어 20대 여성, 이주여성, 성매매 여성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과 성평등 디딤돌-걸림돌상 시상식이 이어졌다.
성평등 디딤돌상은 지난해 체불임금, 노조탄압 문제 등의 해결을 요구하며 106일 동안 파업 끝에 병원과 타협을 이끌어낸 보건의료노조대경본부 시지노인병원지부와 처우개선, 임금 인상을 요구하던 중 생활관 행정실 직원의 성희롱 발언에 1년 넘는 투쟁으로 당사자 사과와 인사이동을 이끌어낸 전국여성노조 대구경북지부 경북대생활관분회가 수상했다.
조직위원회는 “대부분 50대 여성인 노조의 투쟁은 여성노동자들의 현실과 민간위탁된 공공사업의 문제점을 지역사회에 크게 알려냈다”면서 “여성이라 차별받고 비정규직이라 차별받는 중장년 여성노동자들이 스스로 권리를 찾은 투쟁”이라고 디딤돌상 수여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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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지노인병원노조와 여성노조 경북대생활관분회가 성평등 디딤돌상을 수상했다. | | |
반면, 성평등 걸림돌상은 시지노인병원지부의 파업 과정에서 전경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진압한 대구 중부경찰서장과 제수 성추행 김형태 국회의원이 수상했다.
조직위원회는 “중부서장은 무장경찰로 노조 간부를 연행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전치 2~4주 부상을 입혔고, 시민사회 전문가들로 구성된 진상조사단 조사에도 불성실하게 임해 성평등 사회를 만드는데 걸림돌이 됐”고, “김형태 의원은 제수 성추행 사건에도 불구하고 지역민들의 국회의원직 사퇴 요구를 거부하며 공인으로서의 도덕과 품행에 벗어난 행동을 하고 있다”며 수여 이유를 밝혔다.
끝으로, 여성대회는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 여성이 함께 여성선언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여성의 현실은 빈곤과 폭력과 차별이 현존해 있는 상황”이라며 “106년전 여성노동자들이 참정권과 8시간 노동을 외치며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거리로 나선 것처럼 2013년 여성에게 놓여진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여성의 힘으로 여성에게 옭매여진 차별을 끊어 버리고 당당한 여성으로 거듭나며 성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으로 행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이날 여성대회에 앞서 오후 4시 2.28공원에서 ‘105주년 3.8세계여성의날 맞이 여성노동자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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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오후 4시부터 2.28공원에서 여성노동자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 | |
투쟁문화제에 참석한 여성노동자들은 지난 한 해 동안의 대구지역 각종 노동현안을 담은 현수막을 이용해 새끼꼬기를 진행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비정규사업국장은 “2013년 여성노동자들이 제대로 인정받고 성차별, 비정규직을 철폐를 염원하며 새끼꼬리를 하자”고 말했다.
김희정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사무처장은 “여성노동자의 60%가 비정규직이고 40%가 최저임금도 못 받고 있다. 또 OECD 국가 중 남녀 임금차별이 가장 크고, 여성자살률이 가장 높은 대한민국에서 오늘은 마냥 축하하고 축복할 날은 아니”라며 “세계여성의 날은 여성의 노동이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게 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