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한미연합군은 박근혜 정부 들어 첫 번째 독수리 훈련을 시작한다. 이 중 3월 11일부터 21일까지 2주간은 키리졸브 훈련을 진행한다.
키리졸브 훈련은 합참과 한미연합군사령부가 대한민국 방위를 목적으로 ▲한미 연합군의 작전 수행능력 향상 ▲미 증원전력의 한반도 전개 보장 ▲한국군의 전쟁 수행능력 유지 등 다양한 상황을 상정해 시행하는 합동 지휘소 연습이다. 올해 키리졸브 훈련은 연합사가 주도적으로 계획을 수립했던 예년과 달리 합참이 주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군 당국은 “연합훈련은 한미연합군의 전투준비태세 확립에 필수적이고, 연레 적인 연합 및 합동부대 전술훈련”이라며 지난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대립 국면과는 무관하게 미리 계획된 훈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 정세가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박근혜 대통령 취임 직후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지난 23일 북한은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전화통지문을 보내 “침략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단다면 그 순간부터 당신들의 시간은 운명의 분초를 다투는 가장 고달픈 시간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며 “비참한 파멸의 운명은 불을 지른 자에게”라고 키리졸브 훈련 중지를 요청했다.
또, 27일에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키리졸브 훈련은) 도발적이며 계획적인 정치군사적 도발행위”라며 “군사적 압력에는 전면대결전으로, 핵위협에는 자위적인 핵억제력으로 대응하는 것은 우리 군대와 인민의 의지”라고 강경하게 훈련 중지를 재차 요구해 훈련 기간 중 남북의 군사적 충돌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28일 오전 11시 대구경북진보연대를 비롯한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는 대구 남구 대명동 캠프워커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연합 전쟁연습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키리졸브 훈련에 적용되는 작전계획과 훈련 내용, 병력 규모 등을 볼 때 군 당국의 주장처럼 연례적인 전술훈련이 아니라 “공격형 침략전쟁”이라며 고조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 국면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키리졸브 훈련의 작전계획인 ‘작전계획 5027’의 이행훈련으로 대량살상무기 탈취, 북의 급변사태 대비 등 방어보다 공격에 비중을 둔 훈련 내용이 추가되었다고 지적했다.
백현국 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북한에 대한 공격 훈련은 북한을 없애겠다는 이야기”라며 “한 손에는 무기를 들고 입으로 평화하자고 말하니 가당키나 한 이야기인가”라고 비난했다.
백현국 상임대표는 “북한의 핵실험 때문에 공격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핵무기를 가장 먼저 만든 건 미국”이라며 “또, 인류사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사용한 국가도 미국이다. 그런 나라와 동포를 겨냥한 공격 훈련을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찬수 대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공동대표는 “국민이 박근혜 정권에 가장 바라는 것이 민생, 복지이고 두 번째가 경제 발전이라고 한다. 그것들을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이룩해야 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라며 “전쟁을 불러올 수 있는 군사훈련을 하는 이 정부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힐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독수리 훈련에 한국군 20만, 미군 1만이 참가하고, 키리졸브 훈련에는 한국군 1만, 미군 3,500명이 참가한다. 20만 이상의 군대가 무려 60일간 진행하는 전쟁연습은 그 자체로 심각한 무력시위”라며 “격화되어 있는 한반도에 전쟁의 도화선일 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군사적 행위”라고 규탄했다.
끝으로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국민의 마음을 안다면 한시라도 빨리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과 조건없는 남북대화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