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권영자씨는 대구 대곡중학교에서 3년 동안 급식조리원으로 일했다. 학교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그녀에게 4시간만 근무하라고 제안했다. 3년간 일했지만 무기계약직 전환이 아닌 파트타임 근무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파트타임 계약을 거부하자 그녀는 해고장을 받아야만 했다. 뉴스민은 권영자씨의 동의를 얻어 25일 대구교육청 앞에서 열린 '대구 급식 조리원 결의대회'에서 그가 낭독한 편지 전문을 싣는다.]
저는 여성노조 급식지회 권영자입니다.
2010년 도원중학교에 입사해서 3년 동안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나 무기계약은 시켜주지 않았습니다.
우리학교 학생은 작년 1300명 이상에 조리원이 8명 일하는 노동착취를 당하는 곳에서 일하는 학교라는 사실을 밝히고 싶습니다. 교육청 지침에 따르면 중고등학교는 학생 110~120명에 조리원 한 명이 배치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학교는 올해 학생이 90명 줄었고 돈이 부족하다며 저더러 4시간만 일하라고 했습니다. 3년을 일했는데도 무기계약직 전환은커녕 4시간만 일하는 계약에 동의하지 않으면 저를 해고하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을 모집하겠다고 했습니다.
우리학교는 올해도 1,200명이 넘습니다. 그러면 저는 당연히 필요한 인원인데 조리원 7명에 4시간만 하고서 어떻게 급식의 질이 좋아질 수 있겠습니까? 학생의 급식은 둘째고, 오로지 돈이 우선입니다.
노조 지부장님이 행정실장에게 물었습니다. “행정실 직원들에게 학교에 돈이 없으면 4시간만 일하라고 하겠습니까?”라고 묻자 행정실장은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일할 직원이 있겠습니까?
학교는 왜 운영을 제대로 못 해서 그 피해를 우리 조리원들이 감당해야 합니까. 학교가 일반음식점입니까? 돈 없으니 파트타임 구하는 식당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이게 공공기관이 할 짓입니까?
지금 말하는 이 모든 게 우리학교 뿐 아니라, 대구급식실의 수많은 조리원이 당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해고장을 받고 나서 학교 측과 교육청 관계자와 1월, 2월 이야기를 했으나 교육청은 이런 고용불안과 해고 건에 대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학교장 권한이라며 책임을 회피합니다.
또 교육청 관계자는 얍삽하게도 잔머리 굴려서 고용도 보장 못 하면서 3년간 근무해서 이미 무기계약이 되어야 할 저에게 1년 계약직으로 가면 되지 않느냐며 학교장 편이 되어 말합니다. 우리를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한 학생이 편지를 썼습니다. 3년 동안 맛있는 급식해 주셔서 감사하다고...우리 조리원들은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조리원이 부족해서 골병들도록 일한 보람을 그때 느꼈습니다.
그러나 따신 밥 해준 은혜도 모르고, 이제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해고통지를 두 번씩 날려 보내는 학교장은 그런 학생만도 못한 것 같습니다.
이런 해결을 위해 노력도 하지 않는 학교장과 교육청은 저의 목을 졸라서 숨통을 막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살인입니다.
우리 여성노조가 입이 아프도록 말해도 들어주지 않는 학교와 교육청에 맞서 지난 21일부터 천막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이 추위를 저와 함께 해주신 조합원과 동지들에게 가슴 깊이 감사드립니다.
교장과 교육청은 들어라! 밥하고 설거지하는 조리원이라고 우습게 보이냐, 해고를 철회하고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