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북 구미시 낙동강변에 방치된 폐준설선에서 유출된 기름. [사진제공=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 |
낙동강 구미보 건설 이후 방치된 골재 채취 준설선에서 기름이 누출돼 구미시가 긴급 방재작업에 나섰다. 4대강 보 공사로 골재 채취 작업이 중단된 것이 2009년. 4대강 보 준공이 끝났음에도 다수 골재채취선이 보 부근에 방치돼 있어 국토해양부는 ‘관리소홀’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구미시는 6일 오후 6시께 낙동강 일선교 하류 500m 지점에 있던 준설선에서 연료로 사용되는 벙커A유가 누출됐다는 신고를 받고 긴급 방제작업에 나섰다. 누출량은 50L로 추정된다.
구미시 환경관리계 관계자는 “발견 후 현재까지도 기름 제거 작업을 긴급하게 진행 중”이라며 “오늘까지 마무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름 제거 작업은 오늘로 마무리된다고 하지만 문제는 이번 사고가 예견된 사고라는 점이다. 지난해 여름 태풍이 지나갈 때 방치된 준설선이 떠내려가 교량에 부딪히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때문에 같은 사고는 언제든지 또 일어날 수 있다.
왜 준설선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을까. 부산국토관리청 대구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구미보에서 확인된 골재채취 준설선은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정리를 못했다”며 “국토부, 골재채취업자와 보상 문제 해결 전까지 지자체와 선주가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리하고 있다는 관계자의 말과는 달리 준설선은 전혀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4대강 사업과 함께 골재 채취 작업이 중단돼 선주 측도 노동자를 모두 해고해 사실상 관리할 사람이 없어졌다.
권태환 골재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준설선 선장들이 관리를 했지만, 골재채취가 중단된 후 기존 종사자를 모두 해고하면서 장비 관리 하는 사람이 전혀 없다”며 “보상 문제와 별개로 국토관리청이 꾸준히 관리하지 않는 이상 사고는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상이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해 권 위원장은 “업체가 폐업 해야만 노동자들에게 보상금이 지급된다. 그런데 업체와 정부가 장비매입금을 두고 합의를 하지 못해 골재채취 준설선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업체와 국토부의 줄다리기에 골재원 노동자들은 대책 없이 일자리를 잃고, 방치된 준설선은 위험한 사고를 안고 있는 ‘악재’의 책임은 어디에 있을까.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준설 사업과 폐 준설선 관리는 국토부 소관이다. 4대강 보 건설이 끝났음에도 이를 방치해 사고를 일으켰다”며 “명백하게 국토부의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