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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3년01월29일 18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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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16) 이씨 아저씨
허허로운 벌판에 나목 같은 당신의 아버지

우창수(가수, 작곡가) dwcsoo@hanmail.net

▲지난해 4월 28일 부산 정관신도시에서는 765kv 송전선로 건설에 반대하는 탈핵희망버스 행사가 열렸다. 당시 열린 문화제에서 정관어린이집 아이들과 탈핵을 소망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는 우창수.

지금은 정관 신도시란 이름으로 20층이 넘는 아파트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들어서 있는 곳이 있다. 부산에서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 있는 정관 신도시. 이곳은 불과 4 ,5년 만에 신도시의 위용을 자랑하는 깔끔하게 정리된 도시로 변모했지만, 조금만 산허리 쪽을 둘러보면 아직도 정관농공단지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지금은 밀양으로 가는 고리원자력 발전소의 756kv 초고압 송전탑이 이곳에 건설되려고 한다. 이곳에 이제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은 농부도 아니요, 논공단지의 노동자도 아니요, 그 송전탑을 반대하는 신도시의 젊은 엄마들이다.

농공단지란 1983년 제정된 '농어촌소득원개발촉진법'에 따라 농어촌지역에 공업을 유치하여 농어촌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기하고, 나아가 도시와 농촌 간의 지역격차를 완화한다는 명목하에 추진된 개발지역이다. 정관 농공단지도 국도 변의 몇몇 식당들과 함께 전형적인 농공단지의 모양으로 개발되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당시 경제기획원과 농림수산부가 농공단지 개발정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공업 부문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점차 저하되고 있는 농업 부문과 농어촌지역의 구조 조정을 위해서였다. 농업 부문이 사양화됨에 따라 농어촌지역의 경제 기반이 위축되고 많은 수의 농촌 주민들이 도시지역으로 이동하는 '이촌향도'(移村向都)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다. 농공단지의 이름으로 추진된 농촌공업화에 의한 농촌소득원 개발 사업은 수도권 주변 말고는 공장가동률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 한다. 주요 원인은 일부 단지의 경우 입주 기업의 확보가 쉽지 않으며, 농촌 인구의 고령화 현상으로 인력이 확보되지 않거나 인프라 구축의 실패로 정상적으로 공장을 가동하기 어려운 실정이란다.

이곳 정관농공단지는 부산과 가까워 공단의 모습을 갖추는 듯했다. 공장들도 많아지고 노동조합협의회도 만들어지고 했으나 투기자본과 행정관료 개발론자들은 신도시를 지정하며 지대를 놀려놓더니, 공장보다는 아파트 장사로 돌아섰다. 그 화려한 신도시가 된 들판엔 논을 매고 밭을 갈던 이씨 아저씨가 나무처럼 서 있었다.

농공단지란 것이 원래 농사를 짓던 땅이나 농지 근처의 땅에 공장을 지은 것이니, 의례 공장 옆에 논이나 밭이 있기 마련이다. 이씨 아저씨는 도시로 간 아이들 학비며 생활비를 벌기 위해 농사짓던 그 손으로 그나마 공장의 정문을 여닫는 수위로 일하는 것이 고마웠을 수도 있다. 그 농사짓던 손으로 공장 옆 자투리 땅에다 제 버릇을 못 줘 상추며 무 따위를 심었을 거다. 틈틈이 농사짓는 재미가 생겼으리라.

애써 키운 푸성귀를 공장 사람들에게도 나눠주고, 비 오는 날엔 잘 익은 옥수수를 삶아 막걸리 한잔에 젊은 날의 무용담을 젊은 노동자들에게 들려주며 정관의 옛 들녘을 말했을 것이다. 어느 봄날엔, 공동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자식 같은 노동자들과 함께 공장 담벼락 한 귀퉁이에서 커피 한잔에 함박웃음을 피우며 고단한 삶의 기지개를 켜곤 했을 것이다. 노조가 만들어지고 회사관리자로부터 공장 앞 집회에 사람들이 누가 오는지 살펴보라는 지시에 놀라 평생 해보지 않은 순사 같은 일에 황소 같은 눈을 어디에 둘지 몰라 낯설어하며 괴로워 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이제 이 공장을 나가란다. 구조조정은 공장 안의 일만 같았는데, 젊은 사장은 나이 많고 일 못하는 사람은 나가란다. 위장폐업이란 말은 신문에만 있는 말인 줄 알았는데, 사장의 의중이 다시 공장을 돌리는 것인지, 공장은 이미 이주노동자들로 가득 찼는데 야반도주라도 해서 더 싼 노동력을 찾아 먼 나라로 가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공장문을 닫고 아파트를 지을 땅장사를 하려는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아직 딸아이 혼사가 남아 있는데, 지금 한 푼이라도 더 모아야 하는데, 차마 아내에겐 그 알량한 소줏값 밥값도 말하기가 어렵다. 공장 정문 수위실 창문에 서리가 끼고 이런저런 생각에 소주병만 늘어가고, 그 모든 것을 잊으려 얼어가는 땅만 일구는 이씨 아저씨는 바로 당신의 아버지이고 내가 정관에 갈 때마다 만나는 그 공장의 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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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문화예술단 일터 활동
1997년 솔로활동 시작
2007년 창작곡 1집 “빵과 서커스” 만듦
2010년 아이들 글에 붙인 창작 동요 “우리 개똥이 하는 말” 만듦
현재 우창수와 장난감밴드 활동 / 개똥이 어린이 예술단 대표

우창수의 노래나무 심기 http://cafe.daum.net/woo2011  

우창수(가수, 작곡가) dwcs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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