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8일)로 최병승, 천의봉 두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가 울산 현대차 공장 앞 송전탑에 오른지 104일, 홍종인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이 회사 정문 앞 굴다리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한지 100일, 쌍용자동차 3명의 해고노동자가 평택 쌍용차 공장 인근 송전탑에 오르고 70일, 한진중공업의 노동자 최강서 열사의 장례가 39일째 미뤄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높은 곳에 오르고, 목숨을 버리는 현 시국의 문제 해결을 위한 시국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대구 중구 2.28기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적으로 노동현안 문제가 극에 달하고 있다. 대구지역에서도 영남대의료원, 상신브레이크, 칠곡경북대병원 비정규직 해고,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대구지하철 해고자 문제가 있다”며 “하지만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당선인은 노동현안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시국농성 돌입을 알렸다.
대구지역본부에 따르면 현재 대구에서 노동조합 활동 등을 이유로 해고된 노동자는 모두 27명이다. 27명 중 대구지하철에서 근무했던 노동자가 12명으로 가장 많고, 공무원 노조 활동으로 6명, 상신브레이크 노동자 5명, 영남대의료원 노동자 2명, 전교조 교사 1명, AVO카본코리아 노동자 1명 등이 해고 됐다.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대선 이후 노동자들이 죽어나갔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시국회의를 제안하고, 희망버스를 제안했다”며 “박근혜 당선인이 노동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당부드리고 싶다. 이번 농성이 인수위에 뭔가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농성이 되고, ‘죽이지 마라’가 아니라, 죽도록 싸워보겠다는 농성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영우 대경진보연대 공동대표는 “희망을 말하기 쉽지 않은 시기지만 땅에서 하늘에서 희망은 진행되고 있다”며 “희망은 단결하고, 싸우고, 투쟁하는 사람에게 있다. 대구시가 귀 기울여야 할 곳은 여기 있는 투쟁하는 노동자들”이라고 말했다.
박명애 진보민중공투본 공동대표도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암흑 속이었다. 장애인으로, 노동자로 살아 본적 없고, 돈이 없어 쌀이 떨어져 본 적이 없는 대통령에게 우리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얼마나 더 힘들어질지를 생각하니 암담했다”며 “하지만 더 이상 암담하게만 생각하지 않겠다. 장애인도, 노동자도 사람답게 사는 그날까지, 떳떳하게 일하고 살아갈 수 있는 그날까지 함께 싸우도록 하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노동자의 절망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어 노동조합을 비롯한 지역의 시민사회가 모여 더 이상 죽어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노동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비상시국회의를 결성했다”며 “재벌과 권력의 정부가 될 박근혜 당선인에게 노동자가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하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쌍용차 국정조사 즉각 실시 ▲현대차 비정규직 정규직전환 실시 ▲손배가압류 즉각 철회 ▲노조탄압 즉각 중단,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 철폐 등의 요구를 내걸고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시국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