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정리해고, 복직문제 갈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최강서 조직차장의 죽음이 회사의 158억 손해배상 청구와 민주노조 탄압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진중공업지회 최강서 조직차장은 21일 오전 8시 40분경 노조 회의실 비상탈출용 소방기구에 스카프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지회 관계자들이 인근 영도 해동병원으로 긴급 이송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오전 9시 41분경 사망했다. 현재 고인은 부산시 영도구 구민장례식장에 안치됐다.
지난 11월 9일 고인을 포함한 정리해고 노동자 92명은 1년 9개월 만에 복직했다. 하지만 복귀 후에도 물량이 없다는 이유로 바로 휴직하게 됐다. 게다가 지난해 합의 당시 사측은 “손해배상 금액을 최소화 하겠다”고 했지만 50억 정도 규모였던 손해배상 청구금액이 현재는 158억까지 불어났다.
때문에 노조 간부로 일하던 최 씨도 장기간의 노조탄압과 손해배상 청구에 많은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파악된다. 고인은 유서를 통해 “슬픕니다. 아무것도 아닌데 죽는 것보다 맘이 더 아픕니다. 민주노조 사수, 158억...죽어서도 기억한다”고 밝혔다.
때문에 한진중공업지회는 회사 정상화와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지난 6월 7일부터 198일째 부산 영도조선소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지회 관계자는 “작년 11월 합의 볼 때 개인적인 소송은 모두 취하했다. 회사가 업무방해 등 정리해고 사태 당시에 벌어진 손해배상 청구다. 50억 정도였던 금액이 현재 158억까지 늘어나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수주가 없다고 하지만, 얼마 전 필리핀 수빅 공장은 또 수주를 받았다. 현재 군함과 특수업무에 대해서는 250여명이 조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모두 제2노조 조합원들”이라며 “사측의 민주노조 탄압으로 인해 사람이 죽음까지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최 씨의 유족은 고인의 장례절차 등을 한진중공업지회에 모든 내용을 위임했다. 회사 쪽 관계자가 장례식장을 찾았으나 유족과 조합원들에 의해 쫓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진중공업지회와 민주노총부산본부, 시민사회단체 등은 고인의 죽음과 관련한 대응을 논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