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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2년12월12일 22시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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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대구 한 복판 찾은 박근혜
젊음의 거리 가득 메운 5, 60대... 두 손에는 태극기와 붉은 풍선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

등 가운데로 땀이 삐질 나는게 느껴졌다. 추위가 누그러졌다곤 하지만 12일 오후 대구의 기온은 영상 5도. 찬 기운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하지만 오로지 “대통령 박근혜”를 보기 위해(그들에게 이미 그녀는 대통령이었다) 모인 수많은 인파를 뚫고 앞으로 나가는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오후 4시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는 태극기를 손에 든 어르신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30분 후면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등장할 참이었다. 이미 광장 무대를 앞에 두고 20m 정도까지 수많은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태극기를 든 사람, 붉은색 머플러를 두른 사람, 붉은색 털모자를 쓴 사람, 붉은색 풍선을 든 사람들이 박근혜 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로 10대에서 30대까지 젊은 층이 이용하는 동성로에 5, 60대 장년들이 가득 메운 모습은 이채로웠다. 이날만큼은 젊은이들은 넓은 대로를 포기하고 샛길을 이용해 다녀야 했다. 마치 조선시대 고관대작의 행차를 피해 백성들이 오갔던 피맛길처럼 샛길에는 모락모락 육수를 끓이고 있는 돼지국밥집이 눈에 띄었다.

최대한 무대와 가까운 곳으로 가기 위해 인파를 뚫고 있는데 마이크를 잡고 있던 사회자가 “만 5천 명인지, 만 명인지 정확한 수는 세어봐야 알겠지만 많은 분들이 와주셨다”고 말했다. 그 말은 무대 가까이로 뚫고 들어갈 의지를 상실케 했다. 대신 높은 곳으로 올라가 광장을 지켜보고 싶어졌다. 무대 바로 옆에 있는 4층 건물로 올라갔다. 옥상은 경호를 담당하는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는 3시쯤부터 인파가 모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포인트를 정하지 못하고 사람들에 치여 이곳저곳을 배회하다가 무대와 조금 떨어진 분식집 앞에서 어묵을 먹으며 박 후보를 기다리기로 작정했다. 차량을 타고 무대로 진입한다면 그 분식집 앞을 지나야 할 것이었다. 박 후보가 오기로 한 시간까지 10분 남짓 남은 상황, 어묵을 먹고 있는 기자 옆으로 부녀 한 쌍이 이야기를 나누며 다가왔다. “너 새누리당 지지자야?” “무슨 말이야?” “목도리가 빨간색이네” “난 박근혜 안 찍을 건데” 붉은 머플러를 두른 딸은 ‘시크’하게 어묵을 집어들었다. 물론 계산은 아버지가 했다.

예정된 시간까지 박 후보는 도착하지 않았다. 다시 포인트를 찾아 나섰다. 피맛길을 다시 거슬러 무대에서 30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사회자는 “너무 많은 분들이 박 후보를 잡고 놓아주지 않아서 늦어지고 있다.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대신 송재호, 현철, 이수나, 박윤배 같은 연예인들이 무대 위에 올랐다. 현철 씨는 자신의 히트곡 ‘사랑의 이름표’를 개사해 노래했다. 사람들도 따라 불렀다.

5시 10분경 개그맨 김종국 씨가 무대에 올랐다. 그는 “이 나라 대통령 누굽니까”하고 큰 소리로 물었고,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라고 화답했다. 김 씨는 “대통령”을 세 번 외쳤고, 또 그만큼 “박근혜”라는 외침이 메아리쳤다. 순간 대통령 후보 등록을 하던 날 박 후보가 했다는 말실수가 떠올랐다.

▲출처: 새누리당

5시 13분 박근혜 후보가 예정 보다 40분 가량 늦게 유세장에 도착했다. 박 후보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이 나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박 후보는 이날 텃밭이라 일컫는 울산, 경주, 포항을 거쳐 대구에 도착했다.

그녀는 12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대한민국과 세계에 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이런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고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확실한 국가관과 리더십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애국가도 안 부르고 국기에 대한 경례도 거부하는 세력과 연대를 하고 있다. 이런 세력에 나라를 맡긴다면 여러분의 삶은 어떻게 되겠느냐”고 민주당의 안보관을 비판했다.

또, 그녀는 “‘시대교체’를 이루어야 한다. 여러 차례 정권교체는 이뤄졌지만 국민의 삶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다. 시대교체를 통해 어느 지역, 어느 계층이든 소외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입만 열면 새 정치를 말하지만 정권을 바꾸면 신당부터 창당하겠다고 한다”며 “정치공학적으로 생각하고, 이벤트하고, 쇼하는 것이 새 정치는 아니다. 그것이야말로 구태정치”라고 쏘아붙였다.

20분 동안 연설을 마친 박 후보는 “박근혜”를 연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곧 바로 무대를 벗어났다. 연설을 마치고 내려가는 박 후보를 지켜보며 50대 한 여성은 곧 울 것 같은 표정을 한 채 두 손을 모아 잡고 일행에게 “이번엔 꼭 돼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동성로를 가득 메운 박 후보의 지지자들은 박 후보가 무대를 벗어날 때까지 “박근혜”를 연호하다가 박 후보가 떠나고 나서야 흩어지기 시작했다. 돌아서는 그들의 얼굴은 흡족한 미소로 가득 찼다. 깊은 주름 위로 만연한 미소를 띤 채 그들은 동성로를 떠났다. 그리고 그들이 떠난 자리를 다시 젊은이들이 메우기 시작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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