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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2년12월11일 18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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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권선언 64주년, “삶, 인권을 노래하라”
2012 인권보고대회...학교, 일터, 삶터에서 인권은?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 사람은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에게 형제의 진심으로 대하여야 한다”

두 남녀가 64년전 제2차 세계대전의 폐허 위에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위해 채택된 세계인권선언문의 제1조를 소리 내 읽었다. 이어서 그들과 마주 보고 선 다수의 사람들이 2조를 읽었다. 다시 두 남녀가 3조를 읽고, 사람들이 이어받기를 반복했다.

“이 선언의 그 어떠한 조항도 특정 국가, 집단 또는 개인이 이 선에 규정된 어떠한 권리와 자유를 파괴할 목적의 활동에 종사하거나, 또는 그와 같은 행위를 행할 어떠한 권리도 가지는 것으로 해석되지 아니한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함께 30조를 읽었다. 이것으로 2012대구경북인권주간조직위원회(인권조직위)가 준비한 2012 대구경북 인권보고대회 “삶, 인권을 노래하라”가 마무리됐다.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는 64년전의 선언이 오늘날 이 땅에서 어떤 의미로 존재하고 있을까.

▲ 10일 저녁 인권토크쇼 '삶, 인권을 노래하라'가 열렸다. 진냥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 조정훈 상신브레이크 해복투 의장, 백창욱 대구 평통사 대표(왼쪽 두번째부터)

대구에서 교사로 살아가기
진냥, “자살, 폭력 대책 보면 허망해”

10일 저녁 6시 30분 대구 중구 위드카페에서 인권조직위가 마련한 토크쇼가 열렸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청소년인권운동가인 진냥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 목사이자 평화운동가인 백창욱 대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대표, 2010년 노조탄압으로 해고당한 노동자 조정훈 상신브레이크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의장이 토크쇼 패널로 초대됐다.

진냥 씨는 지난 1년 동안 대구 교육현장에서 벌어진 사태에 대해 교사로서, 또 청소년인권운동가로서의 감회를 이야기했다.

진냥 씨는 “대구에서 자살 사고가 발생하면서 교육청에서 대책이라고 내놓는데, 대책을 보면 너무 허망해요. 대표적인 것이 돈 들여서 창문이 안 열리게 봉쇄를 한거예요. 처음에 그 소식을 기자를 통해 알게됐는데 웃음이 터졌어요”라며 “그 후에 학교에서 재밌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청소년들한테 물어보니까. 창문을 열고 싶으니까. 학생들이 드라이버를 들고 다니면서 창문 나사를 푼대요. 그러니까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일주일에 한번씩 창문을 검사하게 했다더라구요”라고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육청 탁상행정의 실상을 지적했다.

또, 그는 “어느 학교에 우동기 교육감이 온다고 해서 청소년 활동가들이 학교를 찾아가서 두 시간을 기다린 적이 있었다. 연예인도 아니고 청소년들이 자기가 사는 곳 교육감을 만나보겠다고 그렇게 기다렸는데 우동기 교육감은 정말 길에 낙엽 보듯이 싸늘하게 지나가더라. 정치인들처럼 최소한 인사 정도는 해줄 수 있었을텐데... 그냥 지나치더라”며 우동기 교육감에게 느낀 실망감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우동기 교육감이 너무 많은 일을 부지런히 하고 있어서 걱정”이라며 “학교폭력 생활기록부 기재도 우동기 교육감 아이디어였다고 하더라. 왜 이렇게 부지런한지, 참 다양하게 난감한 일들을 하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임정득 씨가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민주 시민으로 살기
백창욱, “공권력이 폭력 자행하고 공안 분위기 조성, 억압”

백창욱 대표는 지난 9월 국정원과 경찰에 진행한 가택 압수수색과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 운동 과정에서 받게 된 재판 이야기 등 공안기관이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어떻게 억압하는지 설명했다.

백 대표는 “9월 20일 아침 7시 10분쯤에 매일같이 아파트 문을 열고 나서는데 경찰들이 득달같이 들어오면서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더라”며 “선거 임박하면 정권이 공안 분위기를 조성하던 것은 늘상 있어온 일이다. 안보 분위기를 형성하고 활동가들을 위축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통사가 제주 강정 해군기지 반대 투쟁에 열성적으로 하고 있어서 올해만 두 차례 각지의 평통사가 압수수색을 당했다”며 “아마도 압수수색을 통해서 ‘봐라, 이북과 내통하는 빨갱이들이 강정해군기지를 반대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제가 얼마나 선량하게 생겼습니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강정마을에서는 민주주의가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말살됐다. 마을 주민이 2,000명 가까이 되는데 이 중 87명만 모여서 박수로 해군기지 유치를 결정했다. 나머지 마을 주민들은 라디오를 통해서 이 소식을 알게 됐다. 다시 마을회의를 열고 찬반투표를 진행해서 유치 반대를 결정했지만 해군과 정부는 이를 묵살했다”며 강정마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설명했다.

그는 “지금도 시시때때로 공권력이 공사 진행을 돕고 있다. 평화지킴이들을 수시로 경찰이 고착시키고, 용역들의 폭력을 눈감아 준다. 이것이 어떻게 민주주의인가”라고 울분을 토해냈다.

▲ 인권토크쇼 참석자들이 세계인권선언문을 읽고 있다.

해고노동자, 아버지로 살아가기
조정훈, “해고 이후 딸이 겪은 아픔이 제일 커”

조정훈 의장은 2010년 해고 이후 가족, 동료들이 살아가고 있는 삶을 이야기했다. 조 의장은 “불법파업기획주도 배후조정 혐의로 해고당했다. 최근 알려진 사실이지만 창조컨설팅이란 노조파괴전문 노무법인이 2010년 당시 전국을 돌면서 노조탄압을 했고, 그 과정에서 경주 발레오만도, 구미 KEC, 대구의 상신브레이크 노조가 깨지면서 해고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해고 이후 그에게 가장 힘든 일은 딸에게 해고노동자 아버지를 이해하게 하는 일이었다. 그는 “해고 이후 딸이 겪는 아픔이 제일 컸던 것 같다. 당장 소득이 없으니까.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게 없었다. 그중에 학교급식 문제도 있었다. 급식비를 낼 형편이 되지 않아서 급식비를 지원 받았는데, 그 과정이 아이에게 상처가 됐다. 급식비를 받기 위해서는 내가 해고를 당했다는 걸 학교에 증명해야 하기도 했고, 딸은 창피하다고 밥을 먹지 않으려 했다. 딸과 많이 싸웠다”고 말했다.

또, 그는 “파업 이후 회사가 선별적으로 복직을 시키기 시작했다. 복직시킨 사람은 핸드폰을 빼앗고 가둬놓고 교육을 했고, ‘항복문서’를 쓰게 했다. 전쟁 포로 같은 취급을 받은 거다”며 “부러지고 찢어진 상처는 잘 보이지만 마음의 상처는 보이지도, 잘 아물지도 않는다. 현장 조합원들의 마음의 상처가 여전히 아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형님, 동생 하던 관계가 무너지고, 계모임도 깨졌다.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영혼을 다쳐서 회복하기 힘든 상태”라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진실을 밝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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