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7시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이 대구대학교 대명동캠퍼스에서 열린 <대선후보들의 복지공약과 재원대책을 검증한다>에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당사자 저항이 복지정책을 강제한다. 재원마련 방안 없는 복지는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며 사회운동의 역할과 재원조달 방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복지공약을 언급하며 “보편 대 선별 복지 논쟁에서 보편적 복지가 완승하자 박근혜 후보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으로 이름을 바꾸며 용어 착시 현상을 일으켰다. 사실상 선별적 복지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복지공약에 대해서는 “공약수위로 보면 복지정책이 강력하다. 하지만 재원방안의 구체성과 현실성이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오건호 실장은 “두 후보의 복지 공약 중 아동, 학생, 노인 복지 공약은 유사하다”며 “정치적 민감성과 당사자가 강하게 요구할 때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두 후보 모두 제시하고 있는 반값등록금과 고교무상교육 실시 등은 당사자의 자발적인 운동이 거세게 일어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기초노령연금인상도 모두 약속하고 있는데, 이는 노인표의 위력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오건호 실장은 “MB도 선거 운동 당시 대한노인회에 찾아가 기초노령연금 인상을 약속했지만, 인수위 시절 폐기했다. 오래 전에 약속해도 안 되고 선거를 앞둔 2~3주 전에 언급해야 하는 공약”이라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두 후보의 차이는 의료, 고용, 약자에 대한 복지 공약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오건호 실장은 “박근혜 후보는 기초생활보장제 부양의무제 폐지에 입장을 내지 않았고, 문재인 후보는 직계 1촌 완화 공약을 내세웠다”며 두 후보의 차이점을 밝혔다.
가장 큰 차이가 드러난 고용 분야 공약에 대해서는 “두 후보 복지철학의 차이가 가장 잘 드러난다. 근로연계복지를 주장하는 박 후보에게 실업급여 확대 등은 지지자들의 이해관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절대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며 “반면, 문 후보는 실업자 생활권을 강조해 노동시장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도 복지를 확대하는 공약을 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공공일자리 40만 확대, 실업급여 대상과 수준 향상, 장기실업자와 자영업자 구직촉진수당 50만원 지원 등을 내놓았다. 또, 최저임금 160%이내 노동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지원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박근혜 후보는 실업급여 대상과, 장기실업자 등에 대한 지원확대에는 명확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건호 실장은 “문재인 후보는 의료 부분에서 의료보험 100만원 상한제를 제시하며 강력한 복지 공약을 내세웠다. 박근혜 후보는 4대 중중질환 국가 책임을 내세웠지만, 이는 아플 때도 선택해서 아프라고 하는 말로 들린다”며 두 후보의 의료공약을 비교했다.
두 후보 모두 약속한 공공임대주택 확대를 두고 오건호 실장은 “이 공약은 전통적인 빈 공약이다. 재원이 주로 국민주택기금에서 나오고 LH공사에게 맡긴다. LH공사가 어렵다고 하면 다시 철수된다. 공약에 대한 실천의지가 강력할 때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오건호 실장은 “공약 검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재정방안이다. 박근혜 후보는 재정지출 개혁, 조세감면 축소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하는데 어떤 방법으로 개혁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또, 지출을 개혁한다고 해서 도깨비 방망이처럼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꼬집었다.
문재인 후보의 재정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재정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낭비예산과 중복예산 구조조정, 중복복지 해소하고 조세개혁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재정개혁의 구체적 예산과 부자감세 철회를 뛰어넘는 조세개혁 없이는 재원마련이 어려워 보인다”고 비판하며 “강력한 부자증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오건호 실장은 “앞서 살펴 본 것처럼 복지는 당사자의 저항이 강하게 발생하면 정치적으로 강제된다”며 “시민단체와 언론의 역할이 약화된 현재 검증은 당사자의 요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은 사회공공성강화대구연대,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함께하는 마음재단이 주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