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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2년11월20일 21시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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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성고 신축 현장 노동자 4억원 임금체불, 계성학원 책임회피
시공사, “계성재단, 합의 내용 안 지켜”, 계명대 총장도 계성학원 이사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계성고 신축 이전 공사 현장의 임금체불 문제가 학교법인 계성학원 쪽의 책임회피로 길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은 8, 9월 임금을 아직도 지급받지 못했으며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계성학원은 대구광역시 서구 상리동 494번지 일대 1만 4천여 평의 부지를 매입해 2011년부터 계성고 신축공사를 진행해왔다. 시공사는 한일건설이다.

20일 오후 2시 건설노조 대경건설지부(노조) 300여 명은 계성고 앞에서 집회를 열고 체불임금 해결을 촉구했다. 노조원의 체불임금만 4억원에 달한다.

계성고 신축 현장에서 형틀목수로 일하던 문기천 씨는 “8월부터 날씨가 더운데도 열심히 일했다. 지금이 11월인데 8월 임금이 아직도 지급이 안됐다. 날은 추워지는 데 김장도 못하고, 부인은 병원에 입원 중이다. 우리가 오죽하면 길거리에 나왔겠냐”며 억울한 심정을 호소했다.

노동자들이 체불임금 문제를 요구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월 부터였다. 공사는 진행되는데 임금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자, 시공사인 한일건설과 발주처인 계성재단에 항의를 시작했다. 그러자 재단과 업체, 노조가 협의를 시작했고, 11월 12일까지 임금 우선 지급을 약속받았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임금은 지급되지 않았다.

19일에는 시공사를 찾아가 체불임금을 요구하던 조종제(51) 씨가 시공사 직원과 실랑이 하다가 2층에서 떨어져 척추 부상을 입어 전치 8주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 중이다. 조종제 씨는 "재단 쪽이 한일건설과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계약을 하기 위해 임금지급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당초 임금지급을 미룬 한일건설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왜 건설사가 아닌 재단에 요구하나

처음 임금체불 문제가 불거지자 노동자들은 시공사에 임금 지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하청업체와 시공사 모두 어렵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시공사는 계성재단으로부터 돈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지급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길우 지부장은 “설계지가의 60%가 채 되지 않는 돈으로 자금력이 거의 없는 한일건설에 공사를 맡긴 것은 계성재단의 탐욕”이라며 “재단이 나서지 않으면 임금체불 문제는 해결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추정공사비는 410억원이었으나, 추정치의 60%에 불과한 240억원에 공사 입찰이 이루어졌다.

노조가 문제 해결을 촉구하자 계성재단은 사무실마저 폐쇄했다. 계성고 옆 계성빌딩 9층에 위치한 계성재단 사무실은 ‘임시폐쇄’ 알림과 함께 굳게 잠겨 있다.

계성재단 쪽 총무과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규정상으로 우리는 돈을 다줬다. 시공사도 하도급 업체까지 다 지급한 것으로 안다. 그런데 우리가 체불임금 부분을 지불하면 이중지급”이라며 “정상적인 계약관계에서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공사랑 인건비 문제를 비롯해 협의 중이다. 공사가 중단돼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우리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재단 사무실을 폐쇄한 이유를 묻자 총무과장은 “노조에서 사무실 집기를 부수고 해서 물리적으로 감당하기 힘들어서 임시 폐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는 “임금체불 문제로 항의 방문한 적은 있어도 집기를 부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재단이 시공사에 돈을 모두 지급했다는 이야기도 시공사 쪽 이야기와 달랐다.

계성고 신축공사 현장의 한일건설 최인기 소장은 “임금지급을 위해 9월  3억 9천 5백만원을 청구했지만 재단 쪽이 지급하지 않았다. 유보임금을 잡겠다는 거다. 그동안 6억 5천만원을 받아서 협력업체(대륜건설)에 13억을 풀었다”며 재단의 주장을 반박했다.

최인기 소장은 “협력업체 이야기를 들어보면 계성재단이 과도하게 일을 시켜 현장 인력이 몇 배나 더 투입됐다. 이 때문에 협력업체도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협의된 것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최 소장은 “재단 쪽이 계속 말을 바꿨다. 협의 후 요청공문을 보냈는데 몇 번이나 튕겼다. 현재 계성재단 쪽은 이사장이 공사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생각해보고 그 이후에 임금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면서 “우리는 근로자들 임금이라도 우선 지급하고 싶다. 그런데 재단 쪽이 협력업체 1주일 노임사고 난 걸로 건설보증조합에 보증사고 신청을 하면서 한일건설 보증 모든 게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설계변경과 관련해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도 접수했는데 학교는 응대하지 않겠다며 법적으로 판단하라고 한다. 현재 우리는 30억원 적자고, 공사가 끝나도 70억원 적자다. 그래도 건설사 신뢰 문제로 끝까지 진행하려고 한다. 근로자들 임금 지급이 우선이 아니겠냐”며 “지금 현장도 차단돼 업무 진행도 못 하는 상황”이라며 재단 쪽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계성재단·계명대학교 재단·신명학원 재단 한 통속?

▲ 20일 대경건설지부는 계성고 앞에서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집회를 진행했다.

노조와 시공사의 증언에 따르면 임금체불 문제 해결이 더딘 건 계성재단 쪽 책임이 크다. 발주처가 시공사에 임금지급을 미루며 줄다리기를 하는 잘못된 관행에 노동자만 피해를 입고 있는 형국이다.

오상룡 건설노조 대경본부장은 “계성고를 보면 몇 해 전 동산의료원 환자식당 노동자를 해고한 기억이 떠오른다. 노동자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 난 이들이 학교를 운영하고 명문사학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0년 당시 동산의료원 환자식당 노동자 40여명이 해고 당해 7개월 간 복직싸움을 벌이다 해가 지난 2011년에서야 마무리됐다. 지역 시민사회에서 계명대와 재단 쪽의 조속한 문제 해결을 촉구 했지만, 당시 병원은 ‘외주업체 계약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해왔다.
 
계명대학교 법인이 운영하는 동산의료원과 계성재단 소속 학교인 계성고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운영하는 계성학원과 계명대학교를 운영하는 계명대학교 법인의 이사진을 살펴보면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계명대학교 법인 임원진. 붉은 색은 계성학원 이사도 겸하고 있다. 김태동 이사가 계성학원 이사장이다. [출처: 계명대학교 홈페이지 캡쳐]

계성학원 법인 이사장은 김태동(79)씨다. 8명의 이사 가운데 신일희(73) 계명대학교 총장과 정순모(81) 계명대 법인 이사장도 포함돼 있다. 계성학원 김태동 이사장은 계명대 이사도 역임하고 있다. 신일희 총장은 사학비리 문제로 시끌했다가 최근 다시 총장직에 복귀한 인물이다. 또, 동산의료원 환자식당 노동자 해고 당시 노조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업이 순환출자를 하듯 몇 개 재단의 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계명대 재단과 계성 재단의 연관성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노조는 체불임금 문제 해결시까지 지난달 29일부터 이어온 계성고 앞 피켓팅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또, 30일 1,000여명이 넘는 조합원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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