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일본에 ‘시부야대학’이라는 것이 있다. 시부야대학은 ‘노는 것이 가장 즐거운 도시는 배우는 것이 가장 재미있는 도시가 된다’는 슬로건을 기본으로 2006년 일본에서 만들어졌다. 캠퍼스가 없는 대신 시부야대학에서는 지역주민 누구나 학생이 될 수 있고 선생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흥미로운 콘텐츠는 모두 교육의 대상이 되고 수업의 재료가 된다. 시부야대학을 대구에도 만들어보고자 시도하는 이들이 있다. 네트워크기획 아울러의 링커 박성익 씨를 비롯한 청년들은 시부야대학의 학장 사교 야스아키를 초청해 시부야대학의 이야기를 지역 청년들과 공유하고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자 한다. <뉴스민>은 세 차례에 걸쳐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1)[기고]시부야대학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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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부야대학의 수업 모습 [사진:시부야대학 공식홈페이지] | | |
일본에서 가장 큰 캠퍼스를 가진 대학! 마을에 사는 누구나 교수, 학생이 될 수 있는 대학! 평생 졸업이 없는 대학!이 일본에 있습니다. 바로 ‘시부야대학’이라는 곳입니다.
아울러팀(대구에서 사람도서관을 운영하는 팀)은 올해 여름 일본으로 탐방을 떠나 일본의 대표적인 사회적기업 또는 NPO의 사례를 살펴보러 갔었는데요. 그중에서도 사람도서관 사례와 유사한 시부야대학을 접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얻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오랫동안 이어지는 경제 침체기 및 경제 위기 그리고 대지진을 겪으면서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는 경험을 했던 일본, 그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질 높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던 중 배움의 장이 열린다면 그것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발상에서 시부야 대학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시부야 대학의 수업은 대략 700회 정도 각기 다른 수업이 열리고 있습니다. 노래만들기 수업, 사진찍기 수업, 축제를 위한 댄스 수업, 여행 투어 수업 등등 가볍고 재미난 수업에서 진지하고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수업이 열리고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교육의 장은 일반 사람들에게 기존 삶의 공간과는 다른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기도 하고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업에서 중요한 것 또한 여기서 수업을 하면 뭔가 재미있구나! 참신하구나! 라는 의식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참가했던 사람들이 주변 지인들에게 나중에는 기업에까지 소개가 전달되기도 하는 것이지요.
현재는 도쿄의 시부야대학 만이 아니라 다른 일본지역에서도 같은 요구가 생겨나 필요로 하는 지역에서는 지원을 받아 새로운 대학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특히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부야대학 모델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그 지역 특색에 맞추고, 매뉴얼을 제공해 주기보다는 지역이 주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문제가 생겼을 때 서포터즈 해주는 방식으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전국에 9개 지역에 대학이 생겼고 동등한 형태인 자매결연을 맺어 서로의 노하우나 좋은 사례를 공유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나고야대학에서 좋은 사례가 있다면 공유를 통해 다른 지역에서도 시도하는 그런 모델이지요.
시부야대학 모델은 한국에도 소개되어 현재 서울의 ‘00은대학이다’ 팀을 중심으로 서울, 경기권을 중심으로 마포는대학 구로는대학 등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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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여름 대구의 아울러팀이 일본 시부야대학을 방문했다. 아울러 링커 박성익(뒷줄 왼쪽 두번째) 씨와 시부야대학 학장 사쿄 야스아키(앞줄 오른쪽 두번째) [사진:박성익 제공] | | |
지난여름 일본 탐방을 마치고 나서 대구지역에서도 이러한 다양한 시도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리고 서로 연대를 통해 좋은 사례와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볼 순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름 탐방 프로젝트에는 대구의 아울러팀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팀들도 많이 참가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인천의 신포살롱, 춘천의 동네방네TRAVEL, 부산의 지구인팀이 있었는데요. 모든 팀은 자신의 지역을 기반으로 청년들이 모여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탐방 이전의 사전모임들을 통해서 서로 알게 되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지역에서 느끼는 힘든점이나 고민을 공유하게 되었고 일본 탐방을 마치고 나서 지역에서부터도 좋은 사례를 한번 만들어 보자는 뜻에 서로 동의를 하게 되었지요. 일단은 첫 시작을 저희만 공유했던 일본의 대표 사례를 지역의 청년과 다양한 사람들에게 알리고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지역 간의 연대를 위해 릴레이 포럼을 기획에 하는 데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현재 인천을 시작으로 춘천을 돌아 대구 부산에 이르는 긴긴 포럼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지요. 다가오는 11월 9일 금요일 저녁 7시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세 번째 포럼을 열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탐방에서 받았던 많은 느낌, 생각이 단순히 방문했던 몇몇 사람들의 머릿속 지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나아가 지역연대의 초석으로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대안적인 삶. 저는 여기서 아무리 훌륭한 ‘대안’이라도 누군가 타인이 만들어 주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어설프더라도 앞으로 살아갈 우리 스스로, 당사자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 진정한 대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설픈 첫 걸음 이지만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 더 재미나고 애정가는 대안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요. 11월 9일 국채보상운동기념관으로 오셔서 함께 대안적인 삶을 만들어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