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응답하라, 58년 개띠! - 뉴스민
뉴스민 로고
무제 문서
뉴스 오피니언 기획/특집 지역광장 사진/영상 주말판 노는날  
 
뉴스홈 > 오피니언 > 논설
뉴스관리툴 2012년11월05일 20시23분    
글자크기 글자크기 크게 글자크기 작게 기사내용 이메일보내기 뉴스프린트하기 뉴스스크랩하기

[논설]응답하라, 58년 개띠!
문지방에 끼인 세대, 또 다시 독배를 마실 것인가?

서창호(인권운동연대, 편집위원) leftline2@hanmail.net

58년 개띠, 아련한 추억을 뒤로 하고

58년 개띠라는 말은 70년대 말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그 당시 고등학생들은 머리를 짧게 깎았는데 58년생이 대학을 들어갈 때쯤 학생군사 훈련에서 문무대 입소 교육(2주간 입소 교육)이 생겼다. 58년생부터 59년생 정도까지 대학 1학년생이 문무대에 입소할 때 머리를 깎고 입소를 하였는데 이 당시 고등학생들이 자기가 미성년자가 아니라고 거짓말을 할 때 “58년 개띠”라고 하였던 것이 그 유래라 한다. 하지만 이제 그 58년 개띠라는 이름은 아련한 옛 추억의 그 무엇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58년 개띠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는 세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한국전쟁 이후 55년부터 출생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는데 55년에서 63년 사이에 출생한 인구는 약 810만명(전체인구의 16.8%)이다. 이 절정기에 58년 개띠가 그 중심에 있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46년부터 64년까지 태어난 7,200만명이 전체인구 29%를 차지하는 미국 사회의 신주도계층에 해당된다. 이들 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달리 성해방과 반전운동, 히피 문화, 록음악 등 다양한 사회문화운동을 주도해 왔다. 일본은 47년부터 49년까지 출생한 806만명이 이 세대에 속한다. 일본에서는 단카이(團塊,덩어리) 세대라 일컬어지는데 이들은 1960~1970년대 학생운동을 경험했고 1970~1980년대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끌어 냈다. 이처럼 전쟁 전후 출생률이 다른 시기에 비해 현저하게 상승하는 베이비붐(baby boom) 세대는 그전 세대와 다른 정치, 경제, 사회적인 특질을 지니게 되는데 한국에서도 한국의 베이비붐 58년 개띠는 여러 가지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온몸에 새겨진 한국 현대사의 이정표, 58년 개띠

이른바 58년 개띠를 중심으로 한 베이비붐 세대를 가리켜 문지방에 끼인 세대라고 한다. 한국전쟁 이후 배고픔과 개발독재에 의한 희생자이자 경제발전의 주역이라는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 이 두 가지를 함께 겪은 세대다. 또한 안으로는 부모님한테 항상 효도를 강요받았고 자식들에게는 무한한 희생과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내면화되어 그만큼 더 경쟁적인 삶을 살아야 했다. 그래서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자본주의적 경쟁의 가치가 절대적인 가치로서 요구받았던 세대다. 특히 1997년, 경제위기 IMF 직격탄을 온몸으로 받은 세대, 평생직장이라고 믿었던 일터에서 정리해고 또는 희망퇴직으로 쫓겨나 비정규직으로, 마지막 남은 퇴직금으로 자영업시장으로 뛰어들거나 그마저도 여의치 못하면 거리의 노숙자로 갈 곳 없는 신세가 된 세대가 58년 개띠의 삶의 질곡이었다.

58년 개띠, 3중고에 직면하다

질곡의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버텨온 58년(55세) 개띠들이, 이제 노동시장에서 정년에 접어들고 있다. 대기업과 금융기관의 정년퇴직 연령은 만 55세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가 되었다. 베이비붐 이전 세대(1945~1954년생)의 지난 10년간 은퇴자 80만명에 비해 베이비붐세대의 은퇴자가 2배 가까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체감 정년퇴직 연령을 조사한 결과, 직장인이 피부로 느끼는 정년퇴직 평균연령은 만48.2세. 공기업은 평균 52.2세, 대기업(47.8세), 중소·벤처기업(47.3세), 외국계 기업(47.2세) 등 대부분 50세 이전에 퇴직 시기를 예상하고 있었다. 평균 수명은 길어지는데 일할 곳은 없고 생활비 지출은 점점 많아지고 아직 일할 체력은 충분한데 막다른 길에 접어든 쓸쓸한 58년 개띠가 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앞만 보고 달려온 58년 개띠들에게 자녀교육, 부모부양, 노후준비 소홀이라는 3중고가 58년 개띠 베이비붐 세대에게 커다란 태산처럼 놓여 있다.

58년 개띠,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하는 시기가 오면 노동시장과 자영업시장도 급속도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58년 개띠 50대는 자영업자 증가의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 ‘베이비붐 세대 창업 급증 : 우려와 대책’은 지난해 50~59살 경제활동 인구수는 519만여명으로 전체의 20.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005년에 비해 5.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50대 자영업자의 비율은 7.5%포인트나 올라갔다. 지난해 50대 자영업자 수는 168만여명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30.1%에 달한다. 2005년 이후 처음으로 40대를 앞질러 모든 세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베이비붐 세대가 자영업 창업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선택한 창업 업종은 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음식점 및 숙박업 등 생계형 서비스 부문에 집중되어 있다. 생계형 서비스업 창업 증가율은 2009년 2.8%에서 2010년 6.8%로 크게 늘었다.

결과적으로 생계형 서비스 부문은 과잉진입에 따른 과당경쟁으로 사업을 지속하기 점점 어려운 분야이자 또 은퇴 뒤 차입을 통한 창업이 늘면서 수익성은 더 낮아질 전망이다. 그래서 베이비붐 세대의 생계형 서비스업 과당경쟁이 불을 보듯 뻔 해 향후 줄 폐업이 예상되는 악순환이 계속 될 전망이다.

58년 개띠, 또 다시 독배를 마실 것인가?

자본주의 무한경쟁을 제일 먼저 받아들였던 58년 개띠들에게 일방적인 무한경쟁을 또 다시 강요하고 있다. 여전히 한국사회는 수많은 58년 개띠들을 비롯한 베이비붐 세대에게  소수만 살아남는 무한경쟁의 독배를 강권하고 있다.

그 독배의 끝은 무한경쟁을 통한 사회적 파멸일 뿐이다. 통계청과 경찰청 등에 따르면 58년 개띠가 속한 50∼54세 남성의 10만명당 자살자수(자살률)는 2009년 62.4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년 전인 1989년의 15.6명보다 300% 증가한 수치다.

또한 58년 개띠가 노인 인구에 편입되는 2020년을 정점으로 한국은 인구 감소국이 된다. 그 6년 뒤에는 인구 5명 가운데 1명이 노인인 나라가 된다. 서서히 은퇴의 길에 들어서는 그들 앞엔 아직도 30여년의 기나긴 삶이 있다. 하지만 은퇴 이후의 노후는 불안정하기만 하다. 전통적 노후대책인 정년 보장과 부모 봉양은 이제 더는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또, 58년 개띠들에게 국민연금은 이미 자녀 세대와의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그야말로 현대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버티며 그 삶 자체가 역사였던 58년 개띠들에게 참으로 가혹 운명이라 할 수 있다.

이제 58년 개띠는 응답해야 한다. 지난 현대사에서 58년 개띠들의 운명은 개인적인 문제이자 동시에 사회적 차원의 문제이다. 다시 말해 IMF와 산업화 등을 동일한 시공간에서 겪은 58년 개띠와 베이비붐 세대도 개인의 사회적 위치, 인간관계 및 가치관, 의식 등 변화에 따라 전혀 다른 당대 역사에 대한 기억을 지닐 수 있으며 이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투쟁하는 자만이 사회적 책임과 권리를 명징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58년 개띠들이 겪었던 질곡의 현대사가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문제의 연속이었다면 앞으로 다가올 58년 개띠들의 암담한 현실은 지극히 사회적 책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58년 개띠들이 그동안 마셨던 역사의 독배를 또 다시 마실 수 없지 않겠는가? 그러니 응답하라! 58년 개띠여.

서창호(인권운동연대, 편집위원) leftline2@hanmail.net

ⓒ 뉴스민 (http://www.newsmi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보도자료 newsmin@newsmin.co.kr

 
[논설]386세대는 악귀세대다
뉴스스크랩하기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논설섹션 목록으로

이름 비밀번호
 91492479  입력
다음기사 : [논설]언제까지 존재를 배제당한 김주영, 박지우를 만들 것인가 (2012-11-12 11:20:00)
이전기사 : [논설]고딩의 죽음과 쌍차의 죽음 (2012-10-29 12:17:08)
많이 본 기사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최근 기사
열악한 대구 시민 복지…”복지기준선 필요...
낙동강, 맹꽁이 사라지고 큰빗이끼벌레만
청도 송전탑 공사 강행 1년, 피해 주민 “...
중구청, 대구 지자체 중 비정규직 비율 1위
국가는 유령이다: ‘유일자(唯一者)’ 막스...
“학교 급식인원 감소 예상된다”며 조리원...
민주노총 대구본부, ’10월 항쟁’ 답사 진...
삼평리 주민과 연대자, 송전탑 넘는 넝쿨이...
노조탄압 논란 ㈜오토..."시급 5,270원 알...
그리스에 대해 프랑스인들이 보여주는 열정...
뉴스민 하단메뉴
하단구분바

사단법인 뉴스민 | 등록번호 : 대구 아00095(2012.8.24) | 발행인 : 노태맹 | 편집인 : 천용길
창간일 : 2012.5.1 | 대구광역시 달서구 성당동 72-18 노동복지회관 2층뉴스민
TEL : 070-8830-8187 | FAX : 053)211-4719 | newsmin@newsmin.co.kr

뉴스민RSS정보공유라이선스정보공유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