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저녁 7시 대구 삼덕동 삼덕성당에서 사형제폐지를 기원하는 ‘사형제도폐지기원 생명-이야기 콘서트 <평화를 말하다. 생명을 노래하다>’가 열렸다.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가 주관하고 대구 정평위, 삼덕성당에서 주최한 이번 콘서트는 올해로 5회째 맞는 사형제폐지 기원 콘서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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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저녁 7시, 대구 삼덕동 삼덕성당에서 사형제폐지를 기원하는 '사형제도폐지기원 생명-이야기 콘서트 <평화를 말하다. 생명을 노래하다>'가 열렸다 | | |
이은정 천주교인권위 활동가는 “요즘처럼 언론을 통해 흉악범죄가 부각 되면 사형을 시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같은 영화가 붐을 일으키면 사형제 폐지 여론이 들끓는다”며 “때때로 변하는 여론에 상관없이 사형제 폐지를 이야기하기 위한 시도로 시작됐다”고 콘서트 취지를 설명했다.
사형제도폐지기원 콘서트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다섯 차례 서울 홍대에서 열렸고, 올해는 지난달 수원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열렸다. 대구 콘서트가 올해 마지막 콘서트다.
김덕진 천주교인권위 사무국장은 “서울에서 줄곧 콘서트를 해왔는데 지방에서도 하자는 이야기가 있어서 올해는 수원과 대구에서 하게 됐다”며 대구에서 콘서트를 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조환길(타대오) 대구대교구 대주교는 “김영삼 정부에서 마지막 사형 집행이 있고 15년 가까이 사형 집행이 없어 우리나라는 실제적인 사형 폐지 국가다”며 “하지만 법적으로는 완전한 사형폐지 국가는 아니고, 근래 흉악범죄로 사형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그런 차에 지방에서 사형제폐지 콘서트가 열린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대구에서 열린 콘서트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흉악범죄나 사형제는 결국 약자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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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애 수녀, 고정원 씨를 비롯해 600여명의 시민들이 콘서트가 열린 삼덕성당을 찾았다. | | |
이번 대구 콘서트에는 사형수 이야기를 그린 공지영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조성애 수녀와 2003년 노모와 부인, 아들을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 잃고도 그의 사형만은 면하게 해달라고 탄원한 고정원 씨를 비롯해 600여명의 시민들이 찾았다.
콘서트는 대구대교구 사제밴드 기쁨과 희망, 가수 시와, 자전거 탄 풍경, 이한철밴드의 공연과 공지영 작가와의 토크 콘서트로 꾸며졌다.
공지영 작가는 “우행시를 쓰면서 처음 사형수를 만나서 지금까지 9년 동안 4명의 형제를 만나고 있다. 한 분 한 분이 아련하고 소중한 분들”이라며 “강호순 사건이 발생하고 사형을 다시 집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을 때 평생 처음으로 밤새도록 기도를 해봤다”고 말했다.
공 작가는 “이 정권 들어서 강력범죄만 터지면 사형제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인다. 그럴 때마다 화가 난다”며 “강력범죄가 일어나면 질타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치안을 담당하는 이들이다. 단지 범죄자를 극형에 처하는 것으로 해결하려는 것을 보면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공 작가는 “흉악범죄나 사형제는 결국 약자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 문제”라며 흉악범죄가 발생하는 사회적 배경을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회적 풍토에서 찾았다. 공 작가는 “약자를 밟고서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적 시각, 시선이 바뀌지 않으면 흉악범죄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김영삼 정부 말기인 1997년 12월 30일 23명을 사형 집행한 이후 14년 10개월 동안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을 실질적인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1997년까지 920명이 사형됐고, 그중 254명은 국가보안법, 반공법, 긴급조치 위반 등의 이유로 사형을 당했다. 현재 사형 선고를 받고 형이 확정돼 구치소나 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형 미집행자는 6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