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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2년08월11일 16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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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철수, 영웅은 없다.
왜 우리의 삶과 희망을 한 명의 영웅에게 의지해야만 하는가?

김종현(대구대 사회학과 4학년) gtkjh86@naver.com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출처 : SBS <힐링캠프>캡쳐]

그의 생각을 담은 책이 출간된 지 2주 만에 50만 부가 넘는 판매량을 올리고, 1분에 27권이 팔리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그의 이름은 상품이 되었고, 곧 하나의 현상이 되었다. 이른바 안철수 현상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화두는 단연 안철수(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다. 사회 각계각층은 올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아직 출마선언조차 하지 않은 안철수의 정치적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종 언론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정치권을 비롯한 교수, 시민단체들은 안철수의 생각을 읽기 위해 갖은 분석을 쏟아내는 데 여념이 없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들은 대부분 정치공학적인 숫자놀음이거나 의미 없는 정치적 수사들로 장식되기 일쑤다. 사실 소통, 공감, 정의 등의 상식적인 공약과 분석들은 매 선거철이면 지겨울 정도로 환기되는 익숙한 것들이다. 정치홍보로만 존재하는 전시된 ‘상식’은 박제된 채 재생산될 뿐이다. 정치가 국민과 멀어진 것도 이즈음이다. 언론을 통해서 자주 목격되는 정치의 풍경은 밥그릇 싸움, 친인척 비리, 온갖 부정부패 등의 우울한 장면들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뭔가 다르다. 정치라 하면 질색을 하던 국민들이 다시 정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안철수 때문이다. 다수의 국민들은 그의 발언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기대했다. 그리고 환호했다. 국민들은 대체 안철수를 통해 무엇을 보았을까, 아니 안철수를 통해 본 희망은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그것은 우리 사회에서 오래전에 실종된 ‘정의’의 갈망일 것이다. 국민들이 바라는 공통의 욕망은 착한 안철수가 가진 도덕성이다. 그 이면에는 선량하고 도덕적인 지도자가 만들어내는 정의로운 세상, 그래서 더 나은 세상을 소망하는 일종의 환상이 스며들어있다. 나는 이 순수한 바람에 동의한다. 나 역시 희망한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의 정치적 힘을 한 명의 영웅에게 넘겨주는 서글픈 장면에는 반대한다.

왜 우리의 삶과 희망을 한 명의 영웅에게 의지해야만 하는가?

오늘날 민주주의는 투표용지에 개인의 정치적 힘을 가두고 은폐한다. 요컨대 개인이 처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치적 힘이 거세되는 것이다. 그 결과 국민은 한 사회의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한다. 문제는 투표용지에 정치를 제한함으로써 국민들 스스로 사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는 정치적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것에 있다. 정치의 영역은 그렇게 전문가들의 성역이 된다. 정치성을 상실한 각자의 국민들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 앞에서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태도를 강요받는다. ‘안철수 영웅화’에 반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회는 영웅 혼자서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정치는 직업 정치인들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는 우리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인간은 본래 ‘정치적 동물’이라 정의한 바 있다.

역사의 진보는 결코 한 명의 영웅으로 이뤄졌던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정치적 힘이 ‘함께’ 연대하고 모였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떠올릴 필요가 있다.

안철수는 우리의 삶을 책임져 줄 유일한 영웅이 아니다. 나는 저 유능한 한 명의 영웅이 써내려간 우리의 우울한 역사를 기억한다. 우리가 자신에게 부여된 정치적 권리가 선거철에만 생기는 일회용 ‘권리’가 아님을 자각해야 하는 이유다.
해서 우리는 일상을 불안으로 몰아넣는 시대의 모든 억압에 반대하고 이에 저항할 수 있는 개인의 정치적 힘을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부터 만들어가야 한다.

안철수 현상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는 지금, 대한민국 헌법 1조에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명시한 이유를 간절히 되새겨야 할 때다.
 

김종현(대구대 사회학과 4학년) gtkjh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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