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 2개월여 동안의 원전제로 상태를 깨고 1일 밤 9시 후쿠이현 오이 원전을 재가동 하자, 이를 막는 시위대와 경찰이 오이 원전 앞에서 충돌했다.
지난달 30일 오후부터 오이원전 입구를 봉쇄하며 원전 재가동을 반대해온 시민들은 1박2일 동안 내린 비에도 불구하고 인간방패를 풀지 않았다고 일본 현지 언론인 <다나카 류사쿠 저널>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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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일 저녁 원전재가동 직후 오이 원전 앞에서 경찰과 시민들이 충돌했다. [출처: 일본 레이버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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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부터 1일 오후 2시까지 비가 계속 내린 가운데 경찰 기동대와의 싸움으로 이들은 녹초가 되어 있었다. 오후 4시경 도쿄와 교토 등지의 시민들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식사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이 무렵 경찰 기동대는 한층 더 강화되어 바다와 산쪽에서 시위대를 압박해 들어오기 시작했다(오이 원전은 산 뒤편에 위치해 있다).
오후 5시경 산에 있던 경찰 기동대가 전진을 시작하며 시위대를 밀어내기 시작했고 시위대는 비폭력 저항의 의미로 양손을 들고 이들에 맞섰다. 시위대는 밀려나면서도 저항을 포기하지 않았고 잠시 후 교착상태에 들어갔다.
한편, 바다쪽에 있던 경찰 기동대는 결사항의하며 몸에 사슬을 묶어 시위하던 시위대들을 하나씩 빼기 시작했다. 대열에 빠진 이들은 다시 산을 타고 돌아와 사슬에 몸을 다시 묶었다.
“원전재가동 반대” 구호가 하늘을 울리는 가운데, 어둠이 내린 밤 9시 재가동 스위치에 불이 들어왔다. 이와 동시에 산쪽에 집결해 있던 경찰 기동대가 쏟아져 내려왔다. 시민들은 차례차례 연행되어 갔다고 <다나카 류사쿠 저널>이 보도했다.
일본 시민단체들은 “지진 다발국인 일본에 54기의 원전을 만든 것은 자민당이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검증도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원전을 재가동한 것은 민주당”이라고 분노해 했다. 이들은 “콘크리트에서 사람으로”라는 표어로 정권에 오른 민주당이 지금까지 국민 건강과 생활을 소홀히 하는 정당이라고 누가 예상 했겠냐며 “원전 제로가 끝난 날은 민주당이 끝난 날이기도 하다”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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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일 도쿄 신주쿠 거리에서 일본 시민들이 원전 재가동 반대 집회를 열었다. [출처: 일본 레이버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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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민들의 원전 반대운동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노다 총리가 들어선 이후에도 원전 재가동 시도를 멈추지 않자, 이에 저항하는 항의행동이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노다 총리가 오이 원전 재가동을 결정한 지난달 22일에는 4만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지난 29일에는 원전 재가동 반대 물결의 정점을 이루었다. <일본 레이버넷> 보도에 따르면, 오이 원전 6월 29일 오이원전 재가동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분노가 폭발해, 총리 관저 앞에는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처음에 참가자들은 인도쪽으로 나란히 있었지만, 계속해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마침내 차도에까지 사람들로 넘쳐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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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9일 일본 총리 관저 앞에서 진행된 원전재가동 반대 집회에 10만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했다. [출처: 일본 레이버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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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9일 일본 총리 관저 앞에서 수국(자양화) 혁명이라고 쓴 커다란 플래카드를 들고 원전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출처: 일본 레이버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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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꽃망울이 모여 큰 봉오리를 이루는 수국처럼 시민들이 모여 혁명을 이루자는 ‘수국 혁명’이라고 쓴 큰 플래카드 아래로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이어 총리 관저 앞과 국회 거리는 사람과 사람의 물결로 완전히 ‘해방구’가 되었다. 이들은 “원전은 절대 안된다”,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원전 반대 의지를 밝혔다.
원전 재가동를 둘러싸고 정부와 일본 시민들간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총리 퇴진”구호까지 등장하고 있다. 총리 관저 앞의 이 같은 ‘거대한 시위’는 60년 안보반대 투쟁 이후 가장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원전 문제와 함께 소비세 증세 법안 발의로 국민적 저항에 봉착해 있는 노다 총리와 일본 정부의 계속된 밀어붙이기식 정치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지,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수십년간의 침체를 딛고 직접행동에 돌입한 일본 사회운동의 동력이 어떻게 확장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기사제휴=참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