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맹꽁이 사라지고 큰빗이끼벌레만

흐르던 강물 ‘고인 물’로 만든 4대강 사업
뉴스일자: 2015년07월21일 19시45분

강정보 큰빗이끼벌레

저수량을 늘려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고 수질 개선으로 시작된 4대강. 이후 낙동강은 어떤 모습일까. 저수량이 늘어나 맹꽁이 서식지는 침수됐고, 고인 물에서만 산다는 큰빗이끼벌레가 나타났다. 하천 생태계는 오히려 악화됐고, 수질은 물이 흐르지 않으니 말할 것도 없다.

국내 최대 맹꽁이 서식지인 대구시 달서구 대천동 대명유수지, 물억새가 가득 메웠던 이곳은 어느새 갈대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갈대, 새로 돋아나는 물억새, 죽은 물억새가 뒤엉켜 푸르기도 하고 붉기도 한 모습을 하고 있다.

21일 오전 11시, '4대강 재자연화를 향한, 낙동강 국민 조사단’은 대명유수지를 찾았다. 4대강 사업으로 지어진 달성보의 영향으로 지하수 수위가 높아진 대명유수지는 더 이상 억새 군락지도 국내 최대 맹꽁이 서식지도 아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달성보 설치 후에 지하수 수위가 높아져서 항상 물이 고여 있다. 지난 2012년 물이 발목까지 찼는데 현재는 무릎 이상으로 올라온다”며 “물억새 군락은 대부분 죽었고, 인근 성서공단 침수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맹꽁이는 1년 중 물에 있는 시간보다 뭍에 있는 시간이 더 많다. 물이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는 곳에 주로 서식한다. 물억새 역시 물이 크게 범람했다가 빠지는 곳에 사는 식물이다. 반면 갈대는 물이 고여 있는 곳에 산다.

김종원 생명공학과 교수(계명대)는 “맹꽁이는 물억새가 사는 환경에서 서식한다. 물에 잠겨서 사는 동물이 아니라 뭍에서 노는 시간이 더 많은 동물이기 때문이다”며 “달성보가 지어진 이후에 대명유수지 항상 물이 고여 있다. 당연히 맹꽁이가 살기 힘들다. 물이 고여있으니 물억새가 아닌 갈대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명유수지에 자라나는 갈대

대구 시민 식수원 낙동강...“강 바닥엔 저질토, 강 위엔 녹조”
큰빗이끼벌레 출현은 흐르는 강물이 ‘고인 물’ 됐다는 증거

낙동강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녹조와 큰빗이끼벌레가 출현했다. 20일 저녁 소나기로 강물이 비교적 맑아진 상태였지만 녹조 알갱이와 큰빗이끼벌레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조사단은 이날 오전 9시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달성보, 오후 1시 30분 대구시 다사읍 강정보에서 수질토 점검을 했다. 달성보에서 380m 떨어진 지점에서 끌어올린 수질토는 모래가 아닌 뻘로 검은 잿빛이었다.

박창근 조사단장(관동대 교수)은 “수질토가 모래가 아닌 시커먼 뻘이다. 옅은 시궁창 냄새가 난다”며 “강 바닥에는 오염물질이 가득한 저질토가 쌓여 있고, 강 위에는 녹조 알갱이가 떠다닌다. 낙동강은 대구, 경북, 경남 시민들의 식수원인데 이런 물을 우리가 먹게 된다”고 설명했다.

달성보 수질토

달성보 수심 8.5m 아래에서 끌어올린 수질토는 용존산소량이 2.18ppm으로 물고기 등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상태다. 달성보보다 상류인 강정보의 수질토는 그나마 나았다. 강정보 수심 8.7m 아래에서 끌어올린 수질토의 용존산소량은 4.16ppm이었다.

박창근 조사단장은 “보통 5ppm 이상에서 물고기가 살 수 있다. 달성보는 현재 빈산소 상태이며 1~2년 이내에 무산소 상태가 될 것”이라며 “강 바닥이 모래인 경우 보통 7~8ppm이다. 모래가 자정작용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 있으면서 수질이 오염되고 수중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큰빗이끼벌레다. 큰빗이끼벌레는 정수성 식물로 고인 물에 사는 식물이다.

정수근 사무처장은 “큰빗이끼벌레가 기존 물고기의 산란처와 서식처를 잠식하면서 물고기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 이런 혼란으로 어종이 변하고, 어류가 집단 폐사하는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2012년 대운하 사업의 연장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으며 시작된 4대강 사업은 영주댐 건설을 마지막으로 남겨두고 있다.

정수근 사무처장은 “식수원에 맹독성 남조류가 창궐하고, 수생태계 혼란되고 있다. 어민들은 물고기가 안 잡혀서 힘들고, 농민들은 지하수 침수 피해로 힘들다”며 “4대강 사업으로 물만 많아졌지 좋아진 게 없다. 이 물은 쓸 수 있는 곳이 없다. 결국 뱃놀이밖에 못한다. 운하용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증명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조사단은 지난 20일부터 경남 김해 대동 선착장을 시작으로 함안보, 달성보, 영주댐 등 낙동강을 따라 22일까지 조사를 벌인다.

달성보 녹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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