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노조 배제하고 정부 지침 이행 시도

김영희 경북대병원분회장, “끝까지 함께 투쟁하자”며 삭발
뉴스일자: 2014년12월30일 22시15분

경북대병원 파업 34일째, ‘방만경영 개선 지침’ 이행을 두고 노사 입장이 팽팽한 가운데 병원은 노조와 상관없이 정부 지침 이행을 시도하고 있다. 

병원은 29일부터 방만경영 개선 지침 이행을 위해 부서별로 취업규칙 변경 동의서를 모으고 있다.  노조와 협상에서 방만경영 개선 지침 이행에 대해 전혀 의견을 좁히지 못하자, 개별 노동자의 동의를 받아 지침을 이행하겠다는 의도이다. 교육부는 지난 26일 공문을 통해 “현재까지 정상화 계획을 이행하지 않은 기관에서는 15년 임금이 동결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만경영 정상화 계획을 즉시 이행하라”고 재촉하기도 했다.

경북대병원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는 “정부 지침에만 목을 맨 병원으로 인해 정상적인 노사관계는 실종된 상황”이라며 “(병원의 취업규칙 변경 동의서 취합) 사용자의 개입이나 간섭으로 진행된 노동자들의 집단적 동의는 불법이고 무효다. 병원은 불법적인 취업규칙 변경시도를 중단하고 정상적인 병원 운영을 우선에 둔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그 노동조합, 없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한,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부서별로 사용자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의견을 교환해야 한다.

▲김영희 경북대병원분회장

김영희 경북대병원분회장은 “병원에 들어온 지 24년 차인데, 3년 차 때부터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 내 손으로 조합원과 함께 만든 이 두꺼운 단체협약이 하루아침에 날아가려고 했고, 그것을 그냥 볼 수 없었기에 투쟁을 준비했다”며 “34일까지 오니까 많은 조합원이 힘들어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지만 처음의 그 마음을 다시 새기자. 우리의 상대가 너무나 벽 같이 느껴지지만, 우리의 투쟁을 결코 헛되지 않았다. 끝까지 웃으면서 함께 투쟁하자”고 말했다.

김영희 분회장이 삭발을 시작하자 조합원들은 “그러지 마세요”, “더 열심히 싸우면 되잖아요”라며 여기저기서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경북대병원을 찾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당선자는 “병원에서 취업규칙 개별 동의가 들어오고 있다. 이것은 엄연한 민주노총에 대한 파괴 행위다. 장기 투쟁 사업장에 이런 수단은 늘 동반된다. 이걸 이기느냐 못 이기느냐가 이 투쟁 승리에 중요한 사안이 될 것이다. 이미 총파업은 시작되었다. 동지들처럼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이 땅에 차고 넘친다. 이것을 하나로 묶고, 그 투쟁에 선봉을 서겠다”며 노조의 파업을 응원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당선자

한편, 취업규칙 변경 동의서가 불법이라는 주장에 대해 김재성 근로복지과장은 “절차적으로 전혀 문제없다. 노조 조합원이 전체 근로자의 과반이 넘어야 대표성이 있는데, 현재 노조는 과반수에 미달한다”며 “각 부서별로 부서장이 회의를 주재해서 변경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받고 있는데, 오히려 노조 간부들이 회의하는 자리에 찾아와 회의를 방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전체 노동자 3,000여 명, 노조에 가입할 수 없는 전임교수를 빼면 2,900여 명이다. 병원은 현재 노조 조합원이 1,156명, 최근 노조를 탈퇴한 조합원이 70여 명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 노동자의 과반이 되지 않기 때문에 대표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병원은 31일까지 전체 노동자 과반이 넘는 1,500여 명의 동의서를 취합하여 교육부에 보고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3시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는 파업 농성 중인 경북대병원 로비에서 '경북대병원 총파업 승리를 위한 지역결의대회'를 열었다.


▲김영희 경북대병원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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