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전투표소 140곳 중 106곳 장애인 접근 안 돼

오는 64지방선거에서 시행되는 사전투표제가 장애인 참정권 보장에는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140곳 가운데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곳은 3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사 배치도 계획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시 중구 사전투표소 설치현황. 대부분 투표소가 2층에 설치되어 있어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출처=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통합선거인명부로 전산화해 장소에 구애 없이 투표할 수 있도록 해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올해부터 마련된 사전투표제도가 장애인을 배제하고 있어,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

대구․경북15771330장애인차별상담전화네트워크는 대구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휠체어 이용 접근 가능한 사전투표소 문의 결과 140곳 가운데 34곳만이 장애인 접근이 용이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선관위가 수화통역사 배치 계획도 없어 청각장애인의 참정권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대구선거관리위원회는 접근할 수 없는 곳에는 1층 임시기표소를 설치할 예정이며 수화통역사 배치와 관련해서는 논의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차별상담전화네트워크는 “참정권을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행사하도록 시행되는 제도가 장애인 참정권은 여전히 배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접근 불가능한 곳에 임시기표소를 설치한다고는 하나, 애초에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을 사전투표장소로 선정해야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라며 “임시기표소 설치는 궁여지책일 뿐이며 보편적으로 선거할 수 있는 장소에서 떨어져 있는 임시기표소에서 투표한 사람들의 비밀은 어떻게 보장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시형 차별상담전화네트워크 상담원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참정권이 장애인에게는 무용지물인 권리이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장애인을 유권자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바라보고 있는지조차 모르겠다”며 “선거관리위원회가 장애인지적 관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며, 하루빨리 장애인의 참정권이 제대로 보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투표인의 지역과 관계 없이 5월 30일(토)~31일(일) 사전투표소가 설치된 곳에서 투표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