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이 생각해 보니] (2) 밤을 보다

밤, 오롯이 한 소리, 한 문장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뉴스일자: 2013년05월29일 10시30분

<글쓴이주>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과는 매우 다른 일이다. 세계가 가진 상(像) 위에 나의 상(想)을 얹어서 내어 놓는다. 이는 왜곡이고 변형이나 또 다른 형태의 사실이기도 하다. 사진은 생각하는 사실이다. 곰은 곰곰이 생각하고 본다. 이야기를 읽는다.

ⓒ김태홍

매일 찾아오는 여러 가지 중 가장 소중한 것이 나에게는 밤이 아닌가 싶다. 수많은 말과 소리에 시달리던 낮의 밝은 시간에서 벗어나 오롯이 한 소리, 한 문장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 밤이 짧아지는 여름이 되면 괜히 서운하면서도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을 소중히 이용할 생각에 조금은 두근거리기도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갈 수 있는 글이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낮의 대기 아래에서와는 다르게 낯설게 다가오는 묵직함에 때로는 너무 깊게 빠져들어 한참을 허우적거리기도 한다.

누군가의 글을 찬찬히 한 자 한 자 곱씹으며 속으로 삼킨다. 집중한다. 그리고는 속으로 다시 한 올 한 올 풀어내며 그의 마음을 느껴본다. 일면식 한번 없던 사람과 모닥불을 앞에 두고 밤을 새워 시시한 이야기를 나누는 상상을 한다.

ⓒ 김태홍

달이 맑고 좋은 밤이면 간단히 음료를 챙겨 산책하러 나가기도 한다. 후덥한 낮과 다른 서늘한 공기는 때로는 사치스러울 정도로 호사스럽다.

어둑어둑한 길을 걸으면서 조금 전까지 함께 하던 그 사람을 생각한다. 그에게 들리지는 않겠지만, 조용히 나의 대답을 곱씹으며 길을 걷는다.

- 당신과 나의 세상은 이토록 이나 조용한걸요.

그 한 문장이 밤새 내 가슴을 울리고 지나간다.









김태홍
20대 후반.
경북대학교 학생
생긴것도 곰. 식성도 곰. 덩치도 곰. 그래서 아직도 곰

pentax mx, fed micron
필름은 기분 내키는 대로
자가현상은 무리
재밌는게 좋아요. 즐겁게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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