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기초수급자도 일단 돈 내고 먹어라? 학교급식정책 엉망

대구, 최저생계비 260%까지 지원…타 시도 2배
뉴스일자: 2013년04월02일 19시45분

지난 15일까지 대구시를 비롯한 시도교육청은 고교 학비, 급식비, 방과 후 자유수강권, 교육정보화 지원 등 4대 교육비 지원 신청을 받았다. 교육비 지원을 희망하는 학부모들의 지원 신청은 마무리됐지만 교육비 지원 대상자는 빨라도 4월말에야 확정돼 학부모들은 5월은 되어야 3, 4월분 교육비에 대해 소급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400명 이하 학교에 대해서만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대구 학부모의 경우 급식비까지도 3, 4월분은 지출한 후 5월에야 되돌려받을 수 있다. 이는 기초수급 가정에도 동일하게 적용돼 저소득층 선별지원을 하겠다는 대구교육청 정책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꼴이 됐다.

기초수급자인 김아무개씨(달서구)는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 급식비랑 방과 후 활동비가 출금되었더라”며 “학교에 확인해보니 교육비 지원이 5월쯤에 결정되는데 그때 환급해준다고 하더라”고 말했고, 또 다른 기초수급자인 정아무개씨(남구)는 “지난해에도 3월에 급식비가 출금되었다가 5월쯤에 환급되었던 걸로 기억한다”며 “올해도 역시 중학교 다니는 아이 급식비가 출금되었더라. 5월에야 환급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 지난해 7월 대구시 학부모들이 의무급식 실현을 위한 3보 1배를 진행하는 모습

교육청, “수급자 당연히 지원 받지만, 시스템에 신청을 해야”
“우리청 급식비 지원자 선정은 좀 더 늦어질 수도 있어”

유금희 대구교육청 교육복지과장은 “지원자가 확정되기까지는 예산 집행은 할 수 없다”며 “기초수급자의 경우에는 자동으로 파악되기 때문에 무조건 다 지원을 받을 순 있지만 시스템에 신청하고 심사하는 과정은 거쳐야 한다. 그 과정만 거치면 특별한 재산변동이 없는 한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받을 수 있다”며 교육비 지원자 선정이 마무리되기까지 예산 집행이 어려울 것이라 밝혔다.

또, 유금희 과장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대구교육청이 실시한 400명 이하 학교에 대한 급식비 지원도 예산 집행이 멈춘 상태다. 유 과장은 “400명 이하 지원도 전체 급식비 지원 규모를 알아야 예산에 맞춰 결정할 수 있다”며 “우리 교육청의 경우에는 다른 교육비에 비해 급식비 지원자 선정이 좀 더 늦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교육청, “다른 시도 교육청도 우리와 처지가 같다”
교과부, “무상급식 실시 학년은 별도 운영”

유 과장은 “다른 시도 교육청도 우리와 처지가 같다”며 대구만의 특별한 상황이 아님을 강조했지만, 급식비에 한해서는 다른 시도교육청과 대구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애초 교과부는 교육비 지원 지침을 통해 “무상급식 실시 학년 및 지역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급식비를 지원하므로 본 지침과 별도 운영”한다며 무상급식 실시 지역은 무상급식 대상이 아닌 학년에 대해서만 급식비 지원을 하도록 했다.

교과부가 밝힌 시도교육청별 교육비 지원 기준을 보면 대구, 경북, 울산을 제외한 14개 시도에서는 최소 초등 5학년, 최대 중등 3학년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어 무상급식 실시 학년에 대해서는 교육비 지원과 무관하게 급식비를 지원하도록 했다.

실제 중학교 3학년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광주교육청 관계자는 “무상급식과 교육비 지원은 정책 자체가 다르다”며 “무상급식 예산은 교육비 지원과 별개로 집행된다”고 말했다.

이에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며 “수급자의 생계비 통장으로 지급되는 수급비는 압류도 할 수 없는 돈인데, 교육청이 돌려주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너무 행정 편의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 최저생계비 260%까지 지원… 다른 시도 2배 수준

한편, 시도교육청별 최저생계비 대비 지원 기준도 살펴보면 대구가 최저생계비의 260%로 가장 높게 책정되어 있고, 울산(200%), 부산(155%), 경북(140%)를 제외한 모든 시도가 130%로 실질적인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 시(위), 도교육청별 급식비 지원 최저생계비 기준. (담임)은 담임추천제 실시하는 교육청. [자료=교과부]

다른 시도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대구의 최저생계비 대비 기준은 선별급식에 대한 대구교육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다른 시도가 무상급식 지원 학년에 대해서는 별개로 예산을 집행하는 것과 달리 400명 이하 학교에 대한 급식비 지원을 교육비 지원과 연계하고 있는 것은 이 정책 또한 무상급식이라기보단 선별급식에 가까운 정책임을 시사한다.

지난 3월 김춘진 민주통합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3월까지 대구시에서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는 초중고 합쳐 72개교 였다. 이는 3월초 대구교육청이 밝힌 400명 이하 학교 급식비 지원 학교 수와 동일한 수치다. 하지만 실제로 5월 교육비 지원 대상이 확정되어도 같은 학교 수가 유지될지는 알 수 없게 됐다.

유금희 과장이 “전체 급식비 지원 규모에 맞춰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미루어 400명 이하 학교 급식비 지원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선별급식 지원 대상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이 문제와 관련해 형평성 문제가 꾸준하게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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