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날] 8090 대중가요 톺아보기 (5)

김광석을 생각한다 첫 번째
뉴스일자: 2012년10월13일 03시22분

제법 쌀쌀해진 날씨가 가을을 맞는다. 또, 김광석을 추억하게 한다.

얼마 전 대구시가 전국체전을 앞두고 김광석을 기억하는 콘서트를 열었다. 가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김광석을 앞세워 대구시가 시정 홍보를 하는 게 못내 아니꼽기도 했다.

슈퍼스타K의 한 출연자가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를 불러 화제가 된 즈음이었다. 무엇이 아니꼬움을 만들어 냈을까. 아마도 서울시의 행보와 연관이 있다. 지난 4일 서울시는 싸이 콘서트를 추진하며 이름 없는 예술가들의 공연을 취소시켰다.

대구가 고향이라는 김광석을 얼마 전부터 대구시는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광석의 삶을 기억하는 이들이 11월에 추진하는 공연에는 어떤 도움도 없다. 문득 떠오른 건, 전태일의 고향 대구를 기억하지는 않는다는 사실.

잠깐 무거운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김광석이 다시 추억되고, 그를 모르던 이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하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럼에도 나 혼자만 간직하고 있을 거라 여기던 보물이 너무 흔해진 욕심도 함께 다가온다.

김광석의 노래는 가을이다. 그의 삶도 가을이었고, 그를 기억하는 이들의 마음도 가을이다. 김광석의 목소리가 만들어 내는 서정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옛 추억으로 다가온다. 찌든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추억하고픈 가을, 그러나 돌아서면 다시 겨울이다. 그가 1000번째 소극장 공연을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4집을 발표하고 <일어나>를 부르던 그가 목숨을 끊었던 것처럼.

‘바람이 불면 나를 유혹하는 안일한 만족이 떨쳐질까, 바람이 불면 내가 알고 있는 허위의 길들이 잊혀질까’를 부르며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쓴다던 이야기처럼. 그에게 가을 하늘이 흐리게 보인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

가을은 어느 계절보다 소리소문없이 지나간다. 잡고 싶어도 흔적 없이 떠나고, 몸은 두터운 외투를 껴입기 시작한다. 이정선의 노래를 다시 부른 그의 <그녀가 처음 울던 날>처럼.

어떤 이는 이 노래에서 ‘그녀’가 처음 울고 떠났다면 얼마나 그동안 힘들었겠냐, 그러면서 떠난 후 후회한다는 것이 반(反) 여성적이지 않냐고 말한다. 그럼에도 이 노래가 마음을 잡아끄는 건, 떠난 이가 더이상 아무 말도 건네지 않기 때문이다.

군대라는 감옥에서 침낭을 뒤집어쓴 채,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펑펑 울었던 며칠간의 밤이 기억난다.

11월 30일 대구가 낳은 또 하나의 가객 박창근이 김광석을 초대한다. 더불어 오늘을 사는 우리의 이야기도 더해진다. 그때까지 김광석의 노래 한 곡 들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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