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 자립생활 조례 있으나 마나? 조례 개정 운동 시작

장애인단체 “현 조례안 주거지원 미흡해 되려 걸림돌”
뉴스일자: 2012년10월09일 15시36분

중증장애인 이철영(22) 씨는 2010년부터 경산시 영남대 부근에서 자립생활을 시작했다. 자립생활을 하기 전, 장애인복지시설에서 그는 인권을 존중받지 못했다. 중증장애인도 자립생활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립생활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시설에서 나와 자립생활을 하면 정착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다. 철영 씨가 사는 경산시는 중증장애인 생활지원 조례안이 2011년 제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착지원금은 받지 못했다. 그가 있던 시설의 인권침해 사례는 아직도 여전하다.

지난 2011년 12월 경산시는 중증장애인 자립생활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하지만 조례안은 철영 씨의 사례처럼 자립생활을 원하는 장애인에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9일 오전 11시 경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11개 단체로 구성된 420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동투쟁단은 경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증장애인 생활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도록 조례 개정을 촉구했다.

하용준 경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지난해 조례 제정을 통해 자립생활 정책을 제도화 하려 노력한 것은 칭찬받을 일”이라면서도 “조례 제정 과정에서 장애인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아 되려 자립의지를 가로막는 조례가 되고 있다”고 현 조례안을 비판했다.

박병태 민주노총 경산지부장은 “행정기관에서는 장애인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현장은 살피지 않는다”며 “장애인도 지역사회의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민주노총도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현 조례안은 장애인 당사자의 의지보다 보호자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장애인단체는 시설 운영자에 대한 인권교육 등이 조례에 명시돼 있지 않아 자립생활 의지를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자립생활을 원하는 장애인이 주거 등 서비스를 시장에게 ‘신청’할 수 있으며, 시장은 예산 범위 안에서 지원하도록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임대주택 공급, 주거 임대료 지원, 자립주택의 제공 등 구체적 내용은 빠져있다.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 중증장애인에게 필요한 정착 과정은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420공투단은 “조례가 진정으로 자립생활을 기여할 수 있는 조례가 될 수 있어야 한다”며 조례 개정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매주 화, 목요일 경산 시내 일대에서 서명운동을 벌여 12월 경산시의회에 의사를 전달할 방침이다.

한편, 경산시청 관계자는 “조례제정 이후 자립생활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노력하는 단계”라며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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