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하는 의료비, 환자가 봉이가?”

의료공공성 요구안 수렴 토론회 열려
뉴스일자: 2012년07월13일 21시35분

포괄수가제, 영리병원, 의료보험 민영화 등 의료 관련 이슈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의료비 본임부담률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또한 OECD국가 중 의료비의 연평균 실질 증가율이 평균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12일 오후 7시 경북대병원 대강당에서 의료공공성 요구안 수렴을 위한 '폭등하는 의료비! 환자가 봉이가?' 토론회가 열렸다. 보건복지단체협의회가 주최한 토론회는 병원노동자, 의료단체, 노동조합, 입실 환자를 포함한 150여 명이 참석해 의료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의료에 대한 발상의 전환, "의료 경쟁을 줄이자"

▲이상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정책위원
주발제를 맡은 이상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정책위원은 "의료문제 이야기 중 주로 경제적 측면의 문제를 이야기 하겠다. 병원의 이익을 건물 짓고, 비싼 의료기 구입하는데 쓰고 있는 것에서부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2007년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의사 1인당 진찰건수 1위, 1인당 의사 진찰건수 3위를 차지할만큼 의료서비스 이용이 많다. 이상윤 정책위원은 이와 같은 문제가 '행위별 수가제'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행위별 수가제는 진찰 건 수마다 값을 매겨 돈을 주는 방식을 말한다.

이상윤 정책위원은 "병원 수가 늘어나고 병원간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병원은 환자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며 병원간 과다경쟁과, 과잉진료 문제를 비판했다. 이어 그는 "병원은 입원이 필요없는 환자를 입원하게 하고, 검사하지 않아도 될 검사를 하게 하고, 퇴원 기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환자를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점점 오름 추세에 있는 의료비 문제를 꼬집었다. 우리나라는 의료비 증가속도 또한 OECD국가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정책위원은 의료비 증가의 문제 역시 "의사들이 환자들을 더 자주 병원에 오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담당 의사를 선택하는 선택진료료와 불필요한 검사 등 더 비싼 치료 방법을 사용하도록 권유하는 행위들 때문에 의료비가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병원노동자가 바라본 의료공공성 확보 방안
"의료비 인상 주범인 의사 성과급제 폐지해야... 의사들 간 과다 경쟁 유발해"

보조발제에 나선 우성환 의료연대 대경지부장은 병원노동자의 눈으로 본 의료공공성 실현 방안을 제안했다. 우성환 지부장은 "의료공공성 확보를 내걸고 경북대병원 파업이 진행됐는데, 언론의 왜곡으로 응급실 소아사망사건이 노조 때문이라는 질타를 받았다"며 "하지만 이후 정정보도가 나갔고, 노조는 단체협약을 통해 의료공공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우 분회장의 말처럼 의료연대는 2009년 경북대병원 단체협약을 통해 '야간수술 금지', '응급실 정규수술환자 내원 금지', '칠곡병원 진료보조 외주 용역 금지', '환자 식당 외주 금지' 등 의료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안을 병원측과 합의를 통해 이끌어냈다.

이어 우 분회장은  "의사 성과급제 폐지, 권역별 응급의료센터 운영, 병원 공공성 확보를 위한 노조와 시민사회의 운영 보장을 2012년 경대병원 단체협약 핵심요구안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성과급제를 두고 "국립대병원 의사들의 임금보전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선택진료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2010년 선택진료비 수입이 190억을 넘어섰다. 이는 의사들 간의 과도한 경쟁을 일으켜 의료비 인상의 주요인"이라고 비판했다.

2010년 상급종합병원 비급여 항목별 구성비를 살펴보면 선택진료료가 31%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의사 1인당 평균 검사비 매출 현황과 선택진료 수당은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우성환 분회장은 경북대병원 응급실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응급실 과밀화 현상이 일어나 인력 부족과 환자들의 불편함이 증가하고 있다"며 "응급실의 의료인력을 확충하고, 응급이 아닌 경증환자들의 거점병원 분산을 통해 의료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공공성 확보 위해 노동조합-시민사회-의사 공조 필요성' 강조

토론자들도 의료공공성 문제에 대한 다양한 대안을 쏟아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노동조합과 시민사회가 의료 부분의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해 긴밀한 연대가 필요하다"며 "대구시 보건의료예산과 지역 공공병원 예결산 자료 분석, 의료복지사업 확대 등  의료비를 제어할 수 있는 지속적인 감시체계를 구축해 나가자"고 주장했다.

이현석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구경북지부 회원은 "의사 성과급제를 폐지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일부 대학병원은 선택진료를 하지 않는 사유를 쓰라고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현석 토론자는 "의료공공성 확보에서 의사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의사를 사용자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의사들 내에서도 비정규직과 계층이 나뉘어져 있다. 의사들이 스스로 노동자로 자각하도록 하는데 시민사회와 기존 노동조합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련의, 전공의와 전문의가 처한 노동환경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의료문제의 중요한 한 축인 건강보험공단 노동자로 토론에 나선 이동춘 공공운수노조 사회보험지부 대경지회장은 "늘어나는 의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영리병원 도입을 철회하고 건강보험 보장율을 80%이상 유지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동춘 지회장은 "의료기관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비급여부문에 대한 관리제를 신설해 지출구조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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