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출마 이정희의 '진보스타일'은 그들만의 결속

[독자투고] 진보의 이름을 잃어버린 그네들에게
뉴스일자: 2012년09월26일 12시20분

▲ 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공동대표가 25일 오후 2시 미대사관 앞 광화문 광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출처: 참세상]

어제(25일) 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대표가 대통령 출마선언을 하였습니다. 그녀는 ‘통합진보당’대선 후보임을 떳떳이 내세우며 광화문 광장에서 담담히 출마 선언문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통합진보당을 떠난 사람들은 보수언론에 놀아나는 진보엘리트가 되었고, 남은 이들은 진보세력의 진실을 지키는 마지막 투사가 되었습니다.

지난 5월 이후 여러 사람이 말하던 이야기인지라, 내용은 익히 예상했으나, 선언문을 읽는 내내 불편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경선부정 사태의 진실은 자명한 사실이라 논외로 하더라도(논외가 아니라 상식적 결론이 나버린 것 같습니다) 현재 통진당에 남아 있는 세력의 상황인식과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은 참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먼저 현재 통진당 남은 세력의 현재 상황 인식문제입니다.

그네들이 처음으로 대중적 진보정당을 꿈꾸며 통합진보당을 만들 때, 진보적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네들은 대중의 눈으로 진보적 과제를 보고, 전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의 반대 속에서도 참여당과의 통합을 추진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도 대중정당을 외치던 그네들은 총선 투표율에서 보여준 10.3%의 지지가 0.7%까지 곤두박질친 이 상황에서도 그저 자신들은 옳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잘못이 통합진보당을 해치고 있다고 5개월째 앵무새처럼 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적 진보정당을 주장하고 그 간판을 지키고 있다면, 탈당한 사람들에 대한 잘못을 말하기 전에 자신들을 지지하던 14/15의 대중들이 자신들에게 등을 돌린 이유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먼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처음부터 진실, 왜곡, 억울이라는 말들이 난무하지만,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는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확정되지 않은 진실이 아니라, 그것에 접근하는 진정성과 대중과 소통하는 너른 가슴일 것입니다. 싸늘해지는 대중의 눈빛마저 뒤로한 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확인도 되지 않은 진실, 진실만 혼자서 되 내이는 것은 그저 나의 마음을 몰라준다고 징징거리는 유아적 발상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점은 많은 사람들이 탈당한 이후 통합진보당이 보여주었던 모습이었습니다. 내부적 탈당과 외부적 지지율 하락을 지탱하기 위해서 내부조직 강화는 꼭 필요했을 거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직 강화의 방식이 정치적 토론과 자기 혁신을 근거로 한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정치 이벤트를 나열함으로써,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9월 16일 당 대회, 9월 25일 세 명 후보의 대선 출마선언, 10월 21일 대선후보 확정...

특히 9월 16일 당대회에서 보여주었던 민망한 집단 말춤 퍼포먼스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마지막 남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애잔함 마저 날리게 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과 말춤이 강남의 일반 대중의 삶이 아닌 강남 일부 클럽문화를 대변하는 것과 같이, 통합진보당의 ‘진보 스타일’과 말춤은 진보와 민중의 삶이 아닌 진보 일부 서클그룹의 문화와 역사, 정치적 상황 인식을 대변함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또한, 이정희 전 대표가 대중적 지지를 잃어버린 통합진보당의 대선 후보가 되리라는 것이 명징한 상황에서 그녀의 대선후보 출마선언 날 다른 두 명의 후보가 함께 대선 후보를 선언하는 것은 또 대중들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언론의 주목도, 정책 어젠다 설정 기능도 잃어버린다는 것을 뻔히 알 것인데 왜 하필 그날일까요.

이정희 전 대표는 지금 통합진보당의 과제로 ‘통합진보당 강화’, ‘진보적 정권교체’를 말하고 있습니다.

정당으로서 대선 정국에 후보를 내고, 자신들의 정책적 이상을 펼쳐내는 것은 중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통합도 잃어버리고(기존의 민노당에 있던 일부 조직마저 탈당한), 진보의 어젠다가 끊임없이 공격당하고 있는 이 마당에 진정으로 통합진보당에게 필요한 것은 억울하다는 읊조림이 아닌, 냉정한 자기반성과 대중과의 소통일 것입니다

이름이라는 것은,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불러줄 때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이라는 이름이 모든 이에게 다시금 떳떳이 불릴 수 있도록, 백척간두에서 한발을 내 딛는 심정으로 역사와 대중 앞에 자신을 던질 수 있길 진정으로 바랍니다.
 


이 뉴스클리핑은 http://newsdg.jinbo.net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